FC 서울과 울산 현대가 박빙의 명승부를 연출했지만, 승점 3점은 아무도 가져가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은 2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17라운드 울산과 홈경기서 1-1로 비겼다.
16라운드까지 리그 1위를 기록했던 서울은 17라운드서 승점 3점씩 추가한 수원과 전북에 밀려 리그 3위로 떨어졌다. 울산은 적지에서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서울과 울산은 각각 데얀과 김신욱을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상대 수비를 공략하고자 했다. 하지만 양 팀 수비진의 견고함은 예상 외였다. 서울과 울산의 공격진 모두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한 것.
양 팀은 최전방 공격수들을 압박, 슈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서울은 울산 수비진의 뒷공간을 열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고, 울산은 김신욱의 머리를 이용해 골을 노려봤지만 김신욱의 골은 물론 파생된 공격도 나오지 않았다.
양 팀은 문전에서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중원에서 치열한 볼 다툼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좀처럼 문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서울과 울산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중거리 슈팅밖에 없었다. 소득이 없었다. 몇 차레 득점 기회를 잡긴 했지만 결코 위협적이지 않았다. 단순히 슈팅 수만 늘어날 뿐이었다.
하지만 그대로 전반전이 끝나지는 않았다. 전반 39분 서울이 선제골을 넣은 것. 서울은 몰리나가 올린 코너킥을 울산 고슬기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게 골대 안으로 들어가 행운의 선제골을 기록했다. 골키퍼 김영광은 고슬기에 시야를 빼앗기는 바람에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울산은 후반 들어 승부수를 띄웠다. 김승용을 빼고 마라냥을 투입한 것.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후반 1분 마라냥이 동점골을 터트린 것. 마라냥은 상대 진영으로 침투하는 고슬기를 보고 내준 공이 박스 안에서 서울 고요한의 발에 맞고 나오자, 자신이 다시 달려 들어 왼발로 밀어 넣어 동점골을 기록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울산은 기세를 몰아 서울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서울은 후반 6분 데얀의 패스를 이재권이 받아 완벽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한 박자 느린 슈팅에 수비의 태클에 걸려 득점이 무산됐다. 울산은 후반 8분 프리킥과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강민수와 이재성이 감각적인 위치 선정에 이은 슈팅을 선보이며 지속적으로 서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순식간에 골을 내준 서울은 후반 중반까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자 선수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후반 20분 이재권을 빼고 최태욱을 넣은 것. 이에 울산도 고슬기를 빼고 이근호를 투입하며 스피드를 강화, 좀 더 공격적으로 전술에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울산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후반 27분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아디를 태클로 저지하던 고창현이 부상을 당한 것. 결국 고창현은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오지 못하고 후반 31분 아키와 교체됐다.
그러나 울산의 공격은 계속됐다. 특히 측면 침투에 이은 김신욱의 포스트 플레이가 빛났다. 후반 32분 이근호가 오른쪽 측면을 30m 가량 드리블로 돌파한 뒤 정확한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어뜨려줬고, 이를 마라냥이 헤딩으로 연결해 골을 노렸다. 하지만 골키퍼 김용대가 잽싸게 막아냈고, 다시 한 번 마라냥이 발을 갖다댔지만 크로스바 위로 향하고 말았다.
후반 막판으로 갈 수록 양 팀의 승리 의지는 불탔다. 후반 35분에는 마라냥이 수비 2명을 제치고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연출했고, 36분에는 서울도 몰리나가 응수했지만 울산 강진욱의 태클에 가로 막혀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또한 37분에는 최태욱의 돌파에 이은 데얀의 헤딩슛이 터졌지만 골키퍼 김영광이 재빨리 잡아냈다.
서울은 경기 막판 공격에 총력을 다했다. 결코 홈에서 승리를 놓칠 수 없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하지만 운이 없었다. 후반 45분 박스 바로 앞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서 하대성이 완벽한 득점 기회로 이어갔지만, 슈팅은 김영광의 발에 걸리고 말았다. 서울은 아쉬움에 땅을 쳤다.
결국 양 팀은 추가 시간 동안 골을 넣는 데 실패, 각각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지며 아쉬움 속에서 헤어져야 했다.
■ 24일 전적
FC 서울 1 (1-0 0-1) 1 울산 현대
전북 현대 5 (1-0 4-3) 3 경남 FC
▲ 서울 월드컵경기장
△ 득점 = 전39 고슬기(자책골) 후1 마라냥(이상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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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