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진’이 역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안방극장에 재미를 줄 수 있는 상상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24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 10회는 훗날 흥선대원군이 되는 이하응(이범수 분)의 아내가 아들 명복(이형석 분)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스치듯 지나갔다.
잠깐이었지만 하응의 아내는 당시 조선이 금하고 있는 천주교를 믿고 있었다. 하응의 아내는 군왕의 법도인 자치통감을 명복에게 배우라고 말하는 하응의 모습을 보며 불안에 떨다가 기도를 통해 마음의 안식을 꾀했다.

흥선대원군의 아내가 천주교를 믿는 모습은 훗날 흥선대원군이 천주교를 박해하는 실제 역사와 맞물리면서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닥터진'은 이하응이 외국인을 싫어할 수밖에 없는 복선을 제시했다.
하응은 그동안 안동김씨의 패악을 지켜보면서도 살기 위해 일부러 정신 나간 사람처럼 살았다. 하지만 자신이 아끼는 기생 계향(윤주희 분)이 외국인과 하룻밤을 보낸 후 매독에 걸렸다가 결국 안동김씨 때문에 죽게 되는 사건을 계기로 세상을 뒤바꿀 계획을 세우게 됐다.
하응은 이 사건을 통해 안동김씨를 물리치고 자신의 아들인 명복을 왕으로 세울 마음을 품었다. 계향의 죽음이 하응을 변화시킨 계기가 된 것. 실제 역사와 다른 드라마 속 가상 설정이지만 하응이 훗날 쇄국정책을 펼치는 계기를 미리 깔아둠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안기고 있다.
이날 ‘닥터진’에서 좌의정 김병희(김응수 분)는 이하응이 조대비(정혜선 분)의 연회를 주관해서 권력을 쟁취하려고 하자 백성의 고단한 삶을 이유로 막으려고 시도했다.
한편 ‘닥터진’은 최고의 외과의사가 시공간을 초월해 1860년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의사로서 고군분투하게 되는 내용을 담은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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