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할 붕괴’ LG, 반전 여지는 있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6.25 10: 33

LG가 최악의 한 주를 보내며 30승 31패 2무를 기록,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 아래(.492)로 떨어졌다.
LG는 지난주 한화·롯데를 상대로 1승 5패로 부진, 롯데에 시즌 첫 홈 3연전 스윕패까지 당하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단순히 결과를 떠나서 경기 내용 자체가 LG에 큰 상처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한화를 상대할 때는 군산 KIA전의 타격 슬럼프가 그대로 이어지며 첫 두 경기에서 팀 타율 1할9푼4리, 총합 2득점의 빈타에 허덕였다. 상대 선발 유창식과 송창식에게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패한 LG는 3연전 마지막 경기를 11-2 대승으로 장식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듯했다.

그러나 롯데와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마무리 봉중근이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 만을 남겨두고 동점 투런포를 허용, 두 번째 경기도 김선규가 아웃카운트 두 개 남은 상황에서 용덕한의 동점을 만드는 스퀴즈 번트에 당했고 연장 끝에 역전패했다. 24일에는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가 나섰지만 다시 타선이 침묵, 롯데 선발 이용훈에게 7회까지 퍼펙트 피칭으로 꽁꽁 묶이며 1-7로 쓰러졌다.
불펜진 소모 역시 극심했는데 필승조 유원상과 이동현은 20일부터 22일 경기까지 3일 연투, 좌완 릴리프 이상열과 류택현도 각각  4일 연속, 3일 연속 투구에 임했다. 게다가 봉중근이 22일 경기 블론세이브 후 분을 이기지 못하고 덕아웃 소화전을 때려 오른 손목 부상, 최소 2주 동안 마운드를 밟지 못하게 됐다. LG는 불펜 필승조를 적극적으로 가동했음에도 승리에 닿지 못했고, 지금까지 14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13세이브를 올린 봉중근도 잃어버린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내야수비의 핵 유격수 오지환은 3경기 연속 실책으로 흔들렸다. 롯데 3연전을 치르기 전까지 9경기 연속 실책 없이 내야를 지켰던 오지환은 잠실 고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실책을 반복했다. 특히 22일과 23일 경기에서 범한 실책은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자신감의 원천이자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승률 5할이 깨진 것도 팀 분위기가 흔들릴 수 있는 요인이다. 이전까지 LG는 승률 5할 사수가 걸린 10번의 경기를 모두 잡아냈었다. 위기 탈출은 곧 자신감으로 이어져 5할 승률 사수 후 연승을 달리곤 했다. 하지만 시즌 첫 4할대 승률로 승리에 대한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올 시즌 LG는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고 있다. 최악의 한 주를 보내는 와중에도 LG 선발투수들은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했다. 선발진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해준다면, 적어도 경기 초중반부터 지고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 주키치와 리즈는 여전히 믿을 만한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고 우규민은 선발 전환 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6으로 선발진 연착륙을 알렸다. LG는 24일 경기까지 팀 평균자책점 3.89로 리그 4위에 자리 중인데 3점대 평균자책점만 지켜낸다면 언제든 다시 치고 올라갈 여지는 있다. 
김기태 감독을 중심으로 팀이 하나 되어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신임 김 감독의 ‘형님 리더십’과 함께 LG는 어느 때보다 강한 응집력을 보이는 중이다. 최근 극심한 불펜진 소모에 대해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못할 짓 했다”고 투수들에게 미안함을 전달했고 최고참 류택현은 김 감독을 향해 “(승리를 지키지 못해)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감독과 선수가 승리의 순간만이 아닌 패배할 때도 한 마음으로 뭉쳐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5할 승률이 깨진 것에 대해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비록 5할 승률은 깨졌지만 다시 5할 승률 이상으로 올라선다면 그만큼 힘이 생긴다. “초심으로 돌아가 재정비해 다음 주에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김 감독의 발언처럼 위기는 곧 팀 전체가 더 끈끈하게 뭉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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