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새로운 좌완 필승맨이 될 것인가.
돌아온 좌완 박경태(25)가 달라졌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투수가 아니다. 복귀후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조금씩 제몫을 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어 보이던 그가 아니었다. 새로운 불펜의 희망이 되고 있다.
선동렬 감독이 개막을 앞두고 선발요원으로 낙점했다. 그러나 첫 선발등판에서 5실점했고 다음 등판도 4실점했다. 마지막은 계투진으로 한 타자만 잡고 5실점. 초구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했고 피해가는 투구로 일관했다. 가운데만 보고 던지라고 주문을 했지만 쇠귀에 경읽기였다. 크게 실망한 선 감독은 2군으로 내려보냈다.

두 달만인 지난 15일 1군에 돌아왔다. 이후 4경기에서 중간 계투진으로 등장해 10⅓이닝 동안 8안타를 내주었지만 1점만 허용했다. 복귀 후 평균자책점은 0.87. 투구수도 이닝당 15개(146개) 미만이다. 그만큼 공격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삼진은 10개를 뺏어냈고 볼넷은 단 1개. 선 감독이 원하는 투수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지난 24일 광주 SK전에서는 선발 앤서니를 구원해 8회부터 등판,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9회말 역전극의 발판을 놓았다. 7타자 가운데 5명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집어 넣으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다보니 제구력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선 감독이 자주 지적했던 멘탈(정신력)이 강해졌다. 칠테면 쳐보라는 배짱이 생겼다.
KIA 불펜은 최근 루키 필승맨 박지훈의 부진, 소방수 한기주의 부상이탈로 고민이 깊다. 그러나 베테랑 최향남이 필승조에 가세했고 돌아온 박경태가 제몫을 하면서 흔들림이 줄어들었다. 더욱이 좌완 필승맨 부재로 시름이 깊었던 선 감독에게 박경태의 변신은 단비가 되고 있다. SUN의 애정남 박경태가 필승카드로 단단히 뿌리를 내릴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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