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투의 증가' 류현진, 이닝당 피홈런 데뷔 후 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25 07: 16

류현진의 복귀전, 홈런이 문제였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5)은 24일 대전 두산전에서 17일 만에 1군 복귀전을 가졌다. 결과는 3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4실점. 올 시즌 최소 투구이닝으로 조기강판됐다. 3회 윤석민과 김현수에게 맞은 백투백 홈런이 결정타였다. 류현진답지 않게 백투백 홈런으로 무너졌고, 스코어가 0-4로 벌어지자 벤치에서도 과감하게 4회부터 뺐다. 
홈런 맞은 2개의 공이 모두 다 실투였다. 3회 2사 1루에서 윤석민에게 던진 초구 146km 직구가 가운데 높은 코스로 딱 치기 좋게 들어갔고, 힘 좋기로 소문난 윤석민이 기다렸다는 듯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어 김현수에게도 초구에 던진 145km 직구가 몸쪽 높게 향했다. 김현수도 이 공을 제대로 끌어당겨 우측으로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류현진이 백투백 홈런을 맞은 건 지난 2009년 7월 30일 대전 두산전 4회 김동주-손시헌, 같은 해 8월 5일 대구 삼성전 최형우-채상병 이후 개인 3번째 기록. 2009년은 타고투저 시대였고, 류현진도 아주 위력적이지 못한 해였다. 2009년 류현진은 처음 두 자릿수 패배(12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도 3.57로 가장 안 좋았다. 또 하나 데뷔 후 가장 많은 피홈런(19개)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6년간 통산 1086⅓이닝을 던진 동안 피홈런이 80개밖에 되지 않았다. 9이닝당 피홈런이 0.66개. 리그에서 가장 펜스가 짧은 대전구장을 홈으로 쓰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홈런 허용을 최소화했다. 그만큼 볼 자체에 힘이 있었고 실투가 많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류현진의 통산 피안타율은 2할3푼5리밖에 되지 않았고, 9이닝당 볼넷도 평균 2.79개에 불과했다. 
올해도 류현진은 변함없이 위력적이다. 피안타율은 2할2푼으로 리그 전체 3위이며 9이닝당 볼넷도 2.42개로 적다. 하지만 피홈런은 벌써 8개로 두 자릿수를 향하고 있다. 2010년 11개와 2011년 12개에 불과했던 홈런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9이닝당 피홈런이 0.92개로 개인 최다였던 2009년(0.90개)를 넘어섰다. 피홈런 부문에서도 어느덧 리그 전체 4위. 
류현진답지 않게 한 방에 무너질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올해 류현진이 맞은 홈런 8개를 세부적으로 살펴 보면 김재율(LG)과 조인성(SK)에게 맞은 것을 제외하면 하나 같이 높은 코스의 공을 공략당했다. 구종을 보면 직구 5개, 체인지업 2개, 슬라이더 1개를 맞았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서클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아 장타로 연결되는 게 많았는데 올해는 직구가 맞고 있다. 1구 2개, 2구 3개, 3구 2개로 카운트를 잡으러 무심결에 던진 공이 실투가 돼 피홈런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류현진도 24일 두산전 후 "실투가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인정했다. 스스로도 실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17일만의 1군 복귀전이었던 이날의 경우 투구 밸런스도 완전치 않았다. 한화 벤치에서는 "부상이 있거나 몸이 아픈 건 아니다. 너무 오랜만에 던져 투구 감각이 좋지 안았다. 다음 경기를 대비하기 위해 빨리 교체했다"고 밝혔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의미를 갖는다. 
이날 복귀전에서 역대 최소경기(12경기) 100탈삼진과 역대 5번째 7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 기록을 세운 류현진이지만 "기록보다 팀이 중요할 때 (마운드에서) 빨리 내려와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즌은 절반이 더 남아있다. 앞으로 만회할 시간은 충분하다. 이를 위해 실투를 줄이고 피홈런을 최소화하는 것이 류현진에게 주어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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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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