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독수리' 에닝요(31, 전북)의 축구에는 아버지가 있었다.
이흥실 감독대행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지난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 오일뱅크 K리그 2012 17라운드 경남 FC와 경기서 개인 통산 5번째 해트트릭을 작성한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어 5-3으로 승리, 팀 사상 정규리그 최다인 6연승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올 시즌 15경기서 8골 6도움을 기록 중인 '닥공(닥치고 공격)2'의 없어서는 안될 존재 에닝요의 가족들이 찾았다. 브라질에서 아버지와 누나 등 가족들이 한국에 방문해 에닝요의 경기를 지켜본 것. 특히 에닝요의 아버지도 축구 감독 출신이기 때문에 날카로운 독수리의 눈초리로 에닝요의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를 마친 후 에닝요의 아버지는 뜻밖의 이야기를 내놓았다. 바로 에닝요를 혼내겠다는 것. 에닝요의 부친인 에니오 올리베이라 씨는 "날씨의 영향으로 인해 스피드도 떨어지고 결정지어야 할 때 짓지 못했다. 오늘 집에 오면 혼내겠다"면서 아들의 경기에 대해 평가했다.
또 아들의 귀화에 대해서는 한국과 전북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축구인으로서 한국에서 성공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보다 기쁜 일이 없다는 것. 에니오 씨는 "이제 에닝요는 완전히 한국 사람이 돼버렸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보다 축구 실력이 훨씬 좋아졌다. 감독이자 아버지로 봤을 때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에닝요는 유명한 인물은 아니지만 선수 및 감독 출신인 아버지에게서 축구를 배웠다. 또 아버지의 뜻에 따라 대학에도 진학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브라질 출신의 축구 선수들이 학업에 큰 뜻을 두지 않는 것과는 다르게 에닝요는 교육까지 많이 받았다.
그만큼 에닝요는 책임감이 강하다. 아버지의 교육에 따라 선수로서 가져야 할 덕목을 갖추기 위함이다. 물론 욕심이 많아 흥분도 잘하지만 보통의 브라질 선수와는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에니오 씨는 그런 아들이 자랑스러웠다. 단순히 한국에서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더 기뻤던 것이다. 에니오 씨는 "외국인 선수로 귀화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크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힘들 수 있다"면서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열심히 하고 있는 현재가 가장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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