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결국 올스타전 참가 거부를 재확인했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는 25일 서울 마포 서울가든호텔에서 긴급 임시총회를 갖고 10구단 창단을 촉구했다. 만약 추후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에 대한 긍정적인 논의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올스타전 참가 거부를 할 것임을 선언했다. 이날 선수협 임시총회에는 9개 구단 이사와 선수 대표, 주장이 참석했다.
3시간에 걸친 회의를 마친 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긴급 이사회 결과 선수협과 선수들은 10구단 창단 승인절차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스타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의했다"면서 "야구인들과 팬들의 축제를 거부하게 돼 야구팬에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단 선수협의 이날 올스타전 보이콧 선언은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 KBO 이사회의 움직임에 따라 유동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박 사무총장은 "무조건적인 올스타전 참가 거부 선언이 아니다. 향후 KBO 이사회의 긍정적인 반응에 따라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이미 KBO는 올스타전 참가 거부 선수에 대해 후반기 1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를 보낸 상황. 여기에 대해서도 박 사무총장은 "만약 징계를 내린다면 전 선수들이 후반기 리그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올스타전을 기다리고 있는 야구팬들이다. 오는 7월 21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질 올스타전은 말 그대로 팬들의 축제다. 팬들의 야구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만약 올스타전이 10구단 창단 문제와 결부돼 무산된다면 팬들을 볼모로 잡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미 수많은 야구팬들은 매일 투표를 하면서 좋아하는 선수들을 만나 볼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선수협은 "다른 방식으로 팬들을 만나 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대책을 내놨다. 박 사무총장은 "여러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올스타전과 같은 경기를 잠실구장에서 따로 할 수도 있다. 또한 10구단 창단에 찬성하는 팬과 지자체과 결합, 행사를 열 생각도 하고 있다. 이미 선수들로부터 적극 동참 의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비슷한 사례는 2004년 일본 프로야구에도 있었다. 당시 12구단 체제 상황에서 오릭스 블루웨이브와 긴테쓰 버팔로스 합병이 이뤄졌고, 요미우리 자이언츠 회장인 와타나베 쓰네오를 비롯한 기존 구단들은 아예 한 구단을 더 합병해 10구단 단일리그 체제로 운영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었다. 이에 반발한 일본프로야구선수회(이하 선수회)는 파업을 결의해 강력하게 맞섰다. 이후 선수회는 팬 사인회와 서명 행사를 개최해 야구장이 아닌 길거리에서 야구팬들을 맞이했고 결국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창단되며 양대리그 12구단 체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선수협이 자칫 역풍이 될 수도 있는 결정을 내린 것은 그 무엇보다 10구단 창단이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사무총장은 "10구단은 단순히 한 구단이 늘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의 존립이 걸린 중대한 일"이라며 "10구단이 생겨 좋은 야구를 보여주는 게 팬들에게 진정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선수협의 이번 발표에 KBO와 이사회가 어떤 반응을 내 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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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