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위기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 와이번스. 34승 27패 1무. 승차가 '+7승'인 팀에 어울리지 않는 말일 수 있다.그러나 25일 현재 SK는 위기상황이 맞다. 그것도 심각한 비상체제다.
우선 다른 팀들의 상승세가 거세다. 당장 선두 수성에 비상일 걸린 상태. 2위 롯데가 4연승을 달리며 0.5경기까지 바짝 다가섰다. 3위 삼성은 지난주 4승 1무 1패로 지난 시즌 우승팀의 저력을 되찾고 있다. 공동 4위 두산과 넥센과는 3경기, 6위 LG와 4경기에 불과하다.

내부 전력도 한숨이 나온다. 우선 좌완 필수 불펜 옵션인 박희수와 정우람이 전력에서 제외돼 있다. 각각 왼쪽 팔꿈치 통증, 왼쪽 팔 이두근염으로 좋지 않다.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 구단의 설명이지만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는 만큼 이들 없이 이번 주를 넘겨야 한다.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티아고의 공백은 더욱 크다. 지난 23일 광주 KIA전서 피칭 중 마운드에서 미끄러져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다시 전력화되기 위해서는 2주의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3승 2패 3.49의 평균자책점에 불과하지만 윤희상과 함께 주축 투수들이 대거 빠진 시즌 초반 선발진에 중심을 잡아줬던 마리오였다. 김광현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줬고 송은범이 컴백을 위한 마지막 채비를 갖추고 있는 시점이라 마리오의 이탈이 더욱 아쉽다.
당장 선발이 3명으로 줄어든 만큼 남은 두 선발 자리를 메워야 할 처지다. 허준혁과 신정익이 2군에서 호출을 받아 1군에 합류한 상태지만 기대에 부흥할지는 미지수다.
팀 타선도 좀처럼 마운드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추가점이 필요할 때 침묵하는 경우가 잦았다. 당장 26일부터 지난주 1.73의 팀평균자책점을 보여줬던 삼성과의 원정 3연전이 부담될 수 밖에 없다. 자칫 지난달 26일부터 지켜오고 있는 1위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를 처지다.
그렇지만 SK 선수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한 야수는 "시즌 전 4강 전력에도 포함돼 있지 않았던 SK 아닌가"라며 "이 정도면 잘하고 있다고 본다. 항상 그랬듯이 투수 공백도 또 누군가 나와서 메울 것이다"고 여유를 보였다. 실제 SK는 시즌 전 주전 투수들의 적지 않은 부상 때문에 전력이 약화됐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들어야 했다.
또 다른 야수 역시 "지난 5년간 한국시리즈에 연속해서 오른 경험을 저마다 선수들이 지니고 있다. 무시해서는 안된다"면서 "시즌 전 좋지 않은 평가에서도 선두를 지키고 있지 않나. 아직 '+8승'이라는 여유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선수는 "가끔 우리 팀을 보면서 놀라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올 때도 있다"면서 "정말 대단하지 않나. 혼자 속으로 졌다고 생각했던 경기가 몇 경기는 됐다. 그런데 그런 경기를 뒤집더라. 항상 그랬듯 지지부진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우리가 이겨있다. 우리 팀은 야구를 할 줄 알고 이길 줄 아는 선수들이 모여 있다. 그런 경험을 다 지니고 있다"고 뿌듯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만수 감독도 "선수들이 잘해줘서 여기까지 왔다"고 여러 차례 인정했다. 이번 위기에서도 SK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에 집중할 태세다. 다른 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입을 모으고 있듯 "선수들이 풀어갈 줄 아는 팀"의 진정한 면모가 위기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날지 기대를 모으는 SK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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