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계에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임시이사회에서 관심이 집중됐던 제10구단 창단과 관련 ‘유보’로 결론을 내리자 야구계가 반발하고 있다. 10구단 유치 후보 도시 중 한 곳인 수원시의 야구관계자 및 팬들이 삭발식을 단행하며 일부 구단들의 이기주의를 비판한데 이어 지난 25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은 긴급 임시이사회를 열고 10구단 창단을 촉구하며 7월 올스타전 보이콧과 리그 중단 고려 등의 강경책을 선언했다.
KBO 이사회가 빠른 시일 내에 전향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자칫 한국 프로야구는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선수협은 지난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유보의 이유로 내세운 ‘고교팀이 53개 등 빈약한 선수 저변과 인프라 부족’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선수협은 KBO 이사회 반대 명분은 이해할 수 없다며 10구단 창단 반대에 대해 납득할만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선수협 반발과는 다른 차원에서 구단들에게 이참에 아마야구 저변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할 분위기이다. 최근 만난 몇몇 아마야구 관계자는 “프로야구단 사장들이 말했듯이 야구단 산하에 아마야구팀을 창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저변확대 방안이다. 프로축구처럼 각구단 연고지에 직접 아마팀을 창단하고 지원해서 선수들을 육성하면 된다. 그리고 거기서 성장한 유망주는 지원한 연고지 구단들이 우선 선발권을 갖는 것”이라며 프로야구단발 아마야구 육성책을 적극 강조했다.

또 아마야구 관계자들은 “요즘 한창 붐이 일고 있는 유소년 야구팀 5개, 중학교팀 3개, 고교야구팀 2개 등 10개팀 정도를 한 라인업으로 창단하면 프로야구단 연고지 아마야구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각구단이 이참에 아마야구팀 창단에 적극 발벗고 나설 것을 주문했다.

때마침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KBA)는 ‘초·중·고 야구팀 창단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KBO와 KBA는 창단 팀에게는 초등학교 1000만원, 중학교 3000만원, 고등학교 5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고교 야구팀의 추가 창단과 구장 인프라 개선 등 제반여건이 성숙되면 10구단 창단을 논의하겠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던 KBO 이사회도 ‘투모로우 펀드’라는 것을 조성해 향후 10년간 고등학교팀 20개, 중학교 30개팀 창단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아무튼 중고교 야구팀을 늘리자는 데에는 프로와 아마가 이구동성으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고무적이다. 하지만 현재 팀창단의 가장 걸림돌인 운동장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역시 연고지 프로야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결이 빨라지고 가능해진다. 초중고 야구팀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야구장이 필요하다. 우선 프로야구단이 보유하고 있는 2군 경기장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나아가 공동 야구장 만들기에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에 반대급부로 연고지 구단이 창단하고 키운 야구팀에서 배출된 유망주는 연고지 구단이 우선적으로 스카우트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 구단에서는 최근 이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수용할 태세인 것으로 알려져 희망적이다. 예전에 있던 1차 신인지명과는 차원이 다르다. 연고지 구단이 순수하게 키운 팀들에 한해 우선 선발권을 주는 것이다.
초중고 야구팀 창단을 위해선 구단들이 예전과는 다른 차원으로 적극 움직여야 한다. 예전에 구단들은 아마추어 야구지원에 인색했다. 연간 2억원 안팎의 지원금으로 야구용품 등을 제공하며 억지춘향격으로 생색을 낸 것이 전부였다.
이제는 이런 관행에서 탈피해 적극적으로 ‘팜시스템’을 관리해야 한다. 연고지 지역내 아마추어팀을 창단하고 성장시키는 일이 결국은 자기 구단 전력을 살찌우는 방안임을 인식하고 적극 투자해야 한다. KBO와 KBA 창단 지원금을 바탕으로 구단들이 더 투자하면 한국야구는 탄탄한 저변을 갖추게 된다. 그러면 10구단을 넘어 12구단까지도 얼마든지 가능해진다. 양대리그의 진정한 프로야구 탄생을 기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야구장 문제들을 지자체, 학교 등과 협의해서 해결하고 구단들이 연간 5억원 정도의 지원금을 투자하게 되면 각구단 10개 정도의 초중고팀을 ‘팜’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해보인다. 10구단 창단과는 별개의 문제로 구단들의 적극적인 마인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OSEN 편집부국장 겸 야구팀장 s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