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화가 나는 상황이었지만, 스타리그 4회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최대한 안정하려고 애썼다. 이제 두 명 남았다. 필사적으로 하겠다".
황당하고 억울한 마음을 다 감추지는 못했지만 4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았다. '최종병기' 이영호(20, KT)는 자기 자신에 가장 당면한 큰 과제인 스타리그 첫 4회 우승 도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부지게 피력했다.
26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티빙 스타리그 2012' 8강 이영한과 경기서 3-1로 승리를 거두고 통산 6번째 스타리그 4강행 티켓을 거머쥔 이영호는 "어려운 날이었지만 올라가서 기쁘다. 이제 두 명 남았을 뿐이다. 정말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더욱 더 좋은 경기력으로 4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하루는 정말 이영호에게 길고 긴 잊혀지지 않는 하루가 될 날. 오후 프로리그 경기서 스타크래프트1으로 경기를 치른 뒤 몇 시간이 지난 저녁에 스타리그 8강 5전 3선승제 승부를 치른 것. 하루에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를 소화한 적이 예전에도 있었지만 판정 문제가 꼬이면서 '정전록'으로 불렸던 예전 이제동과 MSL 결승전 악몽이 되살아났다.
2세트서 상대 이영한의 고정키가 풀리면서 경기가 중지됐었고, 주심 오형진 심판이 '경기 저장 후 경기 속개'를 판정했지만 저장이 제대로 불러지지 않으며 재경기를 판정, 문제가 발생했다. 상대의 강공을 막아내고 자신이 승리를 거의 확정 지은 상황이라 재경기 판정에 속이 시커멓게 탈 수 밖에 없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치 김윤환이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심적으로도 굉장한 부담감을 떠 안을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스타리그에서 이런 좋지 않은 일이 생겨 안타까웠다. 나만 해도 화가 나는 상황에서 상대 이영한 선수도 판정의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상대팀인 삼성전자 코칭 스태프 분들도 '미안하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주심의 판정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영한 선수도 '미안하다'라고 말을 하니깐 더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이었다. 심판께서도 실수를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얘기를 했다면 이해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판정을 고집하시니깐 더 답답했다. 멘붕(멘탈 붕괴) 상황이었다. '책임을 지겠다'고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판정에는 복종해야 한다는 말에 황당할 뿐이었다.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개선될 점은 분명하게 개선이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어 그는 "코치님도 퇴장을 당하고 판정에서 억울해지자 정말 이겨야 한다는 마음 뿐이었다. 간절한 마음에 정말 이기고 싶었다"라고 당시 애타는 마음에 대해 덧붙였다.
저그인 이영한과 경기서 승리했지만 저그전 연승이 '15'에서 멈춘 것에 대해 "연승이 끊긴 아쉬움이 있지만 연승에는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연승보다는 스타리그 4회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사실과 꼭 4회 우승을 해내야겠다는 마음 뿐이다. 스타크래프트1으로 치르는 마지막 스타리그 아닌가. 꼭 우승하겠다"라고 스타리그 첫 4회 우승 도전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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