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FC 창단 실현될까?...내달 5일 최종 판가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6.27 11: 25

한이라도 맺힌걸까. 운동장에서 울려퍼져야 할 '슈퍼파워 안양'의 구호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소리로 강당에 메아리쳤고, 때론 숙연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지난 2004년 LG 치타스(현 FC 서울)가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안양 시민들이 격렬하게 반대 운동을 벌였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6년이 흘러 2010년 최대호 현 안양 시장이 시민축구단 창단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안양시가 한 마음 한 뜻을 모으며 안양시 축구단 창단은 그렇게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암초를 만났다. 안양시의회 내서 팽팽한 의견 대립이 벌어지며 축구단 창단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예결위가 심의 중인 안양시의 전체 추경 예산액은 763억 원. 이중 축구팀 창단 추진 자금은 3억 원으로 이에 대해 안양시의회는 창단을 지지하는 민주통합당 의원 11명과 반대하는 새누리당(9명), 통합진보당(1명), 무소속 의원(1명) 11명 등 총 22명이 11대11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안양 FC 시민연대는 활로를 모색하고자 지난 26일 오후 7시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안양 FC(가칭) 프로축구단 창단 시민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는 최대호 안양시장과 안양시 의회 의원을 비롯해 김정남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김형준 차장,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 'ASU 레드' 안양 FC 서포터즈 등이 참석해 축구단 창단에 힘을 보탰다. 공청회가 열린 강당에는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축구를 통해 시민들이 소통하고, 안양시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축구단은 돈 먹는 하마가 아니라 안양 시민의 자긍심을 드높이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자유발언 연사로 나선 김정남 부총재도 "안양에 프로축구단이 창단돼 대한민국에 안양시가 널리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지지를 보냈다.
최윤영 'ASU 레드' 서포터즈 회장은 "2003년 이후 9년을 힘차게 달려왔다"며 “62만 명의 안양 시민들의 목소리를 안양시 의원들이 꼭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축구단 창단을 강력히 희망했다. 이어 최 회장이 단상에서 '슈퍼파워 안양'구호를 외치자 자리에 앉아있던 서포터즈 회원들도 모두 일어나 '슈퍼파워 안양'을 외치며 축구단 창단에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김준형 프로연맹 차장은 안양시 축구단이 내년, 내후년이 아닌 반드시 올해 창단돼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며 뜻을 같이했다.
프로축구연맹은 2012년 신규 창단구단에 한해 프로 가입 1년차부터 스포츠토토 수익금 중 7억 원을 지원하고, 안양종합운동장 개·보수비용과 기타 국비보조금 등을 지원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가장 큰 혜택은 신생 팀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선수수급이다. 연맹은 신규 창단 구단에 한해 신인 선수의 자유선발 및 우선지명 최소 13~20명을 보장하고, 기존 프로선수는 구단 보호선수 22명을 제외하고 무상 임대선수 1명과 이적료 감면선수 1명씩을 선발케 해준다. 보상금도 면제해준다.
하지만 이 모든 혜택은 올해 축구단이 창단됐을 경우에 한해 주어진다. 모두 합쳐 30억 원의 정도의 비용이다. 만약 올해 창단하지 못하고 내년이나 내후년에 창단해 2부리그(스플릿 시스템 하위리그)에 올라오려면 내셔널리그(2013년부터 3부리그)를 거쳐야 하는데 약 2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창단이 올해가 아닌 내년으로 1년만 늦춰지더라도 2부리그로 올라오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금액을 합쳐 50억 원에 가까운 재정이 소요된다. 크나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도 안양시 축구단 창단에 목소리를 높였다. 한준희 위원은 "팬심이 충만한 안양시 축구단이 창단되는 순간 다른 팀에게 없는 스토리가 생기는 것이다"며 "미디어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승강제는 2부리그 활성화에 따라 성공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다"며 "안양시 축구단이 승강제를 앞두고 창단하게 된다면 훗날 승강제의 신호탄으로서 혹은 승강제 발전의 촉매제로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고 긍정적인 점을 설명했다.
이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나라의 수도나 수도권에 축구 팀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고 강조한 한 위원은 "안양은 수도권 팀이기 때문에 한국 축구의 발전에 더욱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번 공청회를 통해 안양시 축구단 창단에 대한 각계각층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 2004년 제 살을 도려내듯 쓰라린 아픔을 맛봤던 안양 시민의 가슴도 더욱 뜨거워졌다. 이제 남은 것은 내달 3일에 열리는 안양시의회 예결위다. 여기서 축구단 창단 안건이 통과되면 오는 5일에 열리는 본회의를 통해 안양시 축구단의 창단 여부가 최종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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