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2명 모두 추격조, 한화의 불편한 현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27 16: 19

외국인선수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확실하고 즉각적으로 전력보강할 수 있는 방법이다. FA 영입과 트레이드는 금전 및 선수의 손실이 따르고, 신인 선수의 성장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외국인선수 영입에 한 시즌 농사가 좌우되는 이유다. 
최하위 한화가 올시즌 고전하고 있는 데에도 외국인선수 농사 실패가 결정타였다. 지난 26일 사직 롯데전은 한화의 외국인선수와 관련한 불편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나타난 한판이었다. 
0-2로 뒤진 8회말. 한화는 3번째 투수로 외국인 좌완 투수 션 헨(31)을 투입했다. 그러나 션 헨은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홍성흔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결국 강민호에 좌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허용했다. 션 헨은 좌타자 박종윤을 삼진 잡은 뒤 마운드를 우완 데니 바티스타(32)에게 넘겼다. 

바티스타는 황재균에게 볼넷을 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전준우와 신본기를 각각 내야·외야 뜬공으로 잡고 힘겹게 위기 넘겼다. 그러나 한화는 8회 1실점으로 추격의 흐름이 끊겼고, 결국 0-3 영봉패를 당해야 했다. 롯데 외국인 선발 쉐인 유먼이 6⅔이닝 3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6승째를 거두는 바람에 한화의 불편함은 더욱 커졌다. 
중요한 것은 두 투수가 모두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왔다는 점이다. 2점차였고 마지막 공격이 남아있는 시점이었지만, 확실하게 이기는 경기에서 쓰는 불펜이 아니었다. 이달 중순부터 합류한 션헨은 아직 보직이 불분명하며 바티스타도 마무리 복귀까지 중간에서 검증 기간을 거치고 있는데 2경기 연속 불안했다. 
한화는 지난해 대체 외국인선수로 들어온 바티스타와 카림 가르시아의 투타 활약 속에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투수력 강화 차원에서 가르시아와 재계약을 포기한 뒤 브라이언 배스를 영입했다. 당초 류현진과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배스는 그러나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48.60이라는 성적을 남기고 퇴출됐다. 믿었던 바티스타마저 불안불안한 행보를 보이더니 5월 중순부터 무너지며 마무리 보직을 박탈당했다.
배스를 2군에 내려보내고 두 달간 찾아 헤매 영입한 게 션 헨이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주로 중간으로 뛴 그는 선발로 부적격 판정을 받았으며 중간에서 이도 저도 아닌 역할을 맡고 있다. 바티스타도 2군에서 선발로 합격점을 받았지만 1군의 토종 5인 선발진이 구축돼 중간에 머물고 있다.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중간에서 그것도 추격조로 쓰고 있는 게 한화의 불편한 현실이다. 바티스타는 25경기에서 1승3패7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6.35, 션 헨은 9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6.48에 그치고 있다. 
지난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불펜으로 쓴 팀은 올해 한화가 처음이다. 심지어 3명 보유, 2명 출전이었던 2001~2002년에도 없었다. 1999년 롯데 에밀리아노 기론, 쌍방울 제이크 비아노, 2006년 LG 버디 카라이어, 2007년 KIA 펠릭스 로드리게스가 중간 투수로 반시즌 이상 뛰었을 뿐이다. 현대 야구는 중간 보직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커졌지만 지금 한화 외국인 투수들은 필승조가 아니다. 반복되는 실패는 더 이상 불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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