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23)이 LG 포수 무한경쟁의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태군은 지난 5월 5일 1군 엔트리 등록 후 팀 내 포수 중 가장 많이 출장했다. 어느덧 개막전 주전 포수였던 심광호와 같은 43경기에 출장했고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타점(10타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한 시즌 최다 경기 출장과 최다 안타 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다.
올해 1월 체력테스트에서 떨어지고 끝까지 전지훈련에 초대받지 못한 것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반전이다. 당시 LG 김기태 감독은 김태군을 제외한 포수 5명(심광호, 유강남, 나성용, 조윤준, 윤요섭)을 사이판·오키나와 캠프 명단에 포함시켰고 김태군은 진주에 남아야했다. 주전포수 무한경쟁에서 김태군은 애초에 제외된 것이다. 1차 체력테스트는 불합격이었지만 2차 체력테스트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김태군 자신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태군은 LG의 주전 포수 1순위로 여겨졌다. 작년까지 주전 포수를 맡아온 조인성의 백업포수였고 고졸 포수임에도 프로 2년차에 54경기에 출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빠른 1군 진입이 오히려 김태군에겐 독이 됐다. LG 김정민 배터리 코치는 김태군에 대해 “태군이가 너무 빠르게 1군 맛을 봤고 이후 좀 타성에 젖었었다. 한 마디로 기량이 정체된 상태였었다”고 지난 시즌까지의 김태군을 돌아봤다.
결과적으로 김기태 감독의 충격 요법은 김태군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내 마음을 다잡고 겨울 내내 진주에서 부단히 땀을 흘렸다. 김태군은 “배에 기름만 차 있었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달았다. 그래서 포수로서 모든 부분을 장광호 코치님과 다시 시작했다. 비록 오키나와가 아닌 진주였지만 훈련에 매진하다보니 정신적으로 더 건강해졌다”며 전지훈련 탈락이 오히려 자신에게 약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태군은 몰라보게 향상된 도루 저지능력과 함께 5월 1할대에 머물렀던 타율도 6월 3할대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정민 배터리 코치도 김태군이 진주에서 흘린 땀방울을 인정하며 “태군이가 정말 여러 부분에서 많이 좋아졌다. 나쁜 습관들을 많이 고친 상태다”고 김태군이 겨울에 한국에 남아서도 충실하게 훈련한 것을 치켜세웠다.
현재 김태군의 타율은 2할3푼7리에 그치고 있지만 6월 타율 3할2푼6, 그리고 2아웃에서 타율 4할4푼1리로 위기에서 더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루 저지율 3할9리로 올 시즌 40경기 이상을 출장한 포수 중에 1위에 자리 중이다. 공격 부분에서 조인성의 공백을 메우기엔 부족할 수 있어도 적어도 수비에선 자기 몫을 충분히 소화한다.
김태군은 “야구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 보다 행복한 게 어디 있겠나. 지금은 마냥 행복할 따름이다. 여전히 부족한 게 많지만 더 공부하면서 내가 세웠던 개인 기록은 모두 깨뜨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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