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 매력 안통해.. 건강한 섹시함에 역동 무대 환호
또래 여성들이 금방 따라할 수 있는 패션 전략 필수
걸그룹의 성공조건으로 '3S'가 뜨고 있다.

지난 상반기 히트 걸그룹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Sexy(섹시), Strong(스트롱), Street fashion(스트리트 패션)으로 중무장해 대중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상대적으로 귀엽거나 청순한 매력을 내세운 그룹들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섹시는 걸그룹의 가장 확실한 성공전략이었다. 아찔한 옆트임 스커트를 입고 다리 라인을 훤히 드러낸 씨스타가 대표적. 연인을 잃고 느끼는 쓸쓸함을 그려낸 '나 혼자'로 상반기 대표 히트곡을 만들어낸 씨스타는 슬픈 노래와 섹시함이 절묘하게 섞이면 상당한 시너지가 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렇다고 씨스타가 약해보인 건 아니었다.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팜므파탈'이 주요 콘셉트였다. 이는 다른 걸그룹도 마찬가지.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에너지를 내세워 히트에 성공했다. 바로 '스트롱' 전략이었다. 포미닛은 걸그룹에 대한 다양한 편견에 당당하게 맞섰다. 시원하게 내지르는 고음에 당찬 가사가 인상적. 뮤직비디오에는 뱀, 해골 등 과격한 소품도 다수 등장했다.
역동적인 에너지는 지난 상반기 걸그룹의 가장 큰 공통점이었다. 셔플댄스를 추며 노래 처음부터 끝까지 뛰어다닌 티아라의 '러비더비', 카리스마와 파워를 내세운 포미닛의 '볼륨업', 여성스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게다리춤으로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여준 원더걸스의 '라이크 디스', 신나는 멜로디로 돌풍을 불러일으킨 에프엑스의 '일레트릭 쇼크' 모두 여성미보다는 강한 에너지에 방점을 찍었다. 깜찍하고 여성스러운 매력으로 '통'한건 소녀시대 태티서가 유일했다.
노래가 강해지면서 패션은 심플해졌다. 화려하고 비현실적인 패션 아이템 대신, 거리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패션이 통했다. 티아라는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즐겁게 뛰면서 발랄한 이미지를 어필했고, 원더걸스도 킬힐을 벗고 운동화와 캐주얼한 의상을 착용하고 거리를 누볐다. 에프엑스 역시 또래들이 금새 따라입고 클럽에 갈 수 있는 패션을 택했다.
걸그룹이 이같은 전략에 눈을 돌리는 건 걸그룹의 히트에도 '여성'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가요시장을 움직이는 건 보통 여성팬들인데, 이들의 지지 없이 일부 남성팬들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 이에 따라 처음부터 과한 포토샵을 거친 청순 티저 대신 화끈한 모습으로 또래 여성들과 소통하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데뷔를 앞둔 글램은 멤버 지니가 헤드스핀을 하는 모습을 공개하는가 하면, 숙소 통금 시간을 없애서 멤버들이 거리에서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신하고 청순한 걸그룹의 시대는 '갔음'을 보여주는 사례.

이에 대해 글램의 한 관계자는 "여성들의 사회적 변화와 맞물리는 현상"이라면서 "남성들과 경쟁하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대중문화의 소비층인 20~30대 여성들 사이에 더 이상 청순하거나 약한 모습을 닮고 싶어하진 않는 경향이 짙어진 것 같다. 섹시함도 과거처럼 터부시하는 시선이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귀엽고 청순한 모습은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진다"고 풀이했다.
가수들도 이를 반기고 있다. 씨스타의 보라는 "보통 남자가수의 여성팬들이 걸그룹에는 환호해주지 않는 편인데, 언제부턴가 우리 무대에 크게 소리를 질러주신다. 예쁜 척 하지 않고 발랄하게 뛰어 노는 모습에 여성 분들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은데, 우리도 상당히 기쁘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3S 전략은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이미지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2NE1이 7월 5일 컴백을 앞두고 있다. 귀여운 매력의 산다라박은 27일 파격적인 반삭 헤어를 선보이며 역시 범상치 않은 컴백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28일 신곡 '러빙유'를 발표하는 씨스타도 특유의 건강한 섹시함을 내세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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