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 이어 이번에는 선수가 트위터 '필화'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6.27 15: 34

'말 한마디로 사람이 죽고 산다'고 했던가.
지난 3월 1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1~2012 잉글랜드 FA컵 토튼햄과 볼튼의 8강전. 이날 파브리스 무암바(24, 볼튼)는 경기 도중 갑작스런 심장 마비로 쓰러졌다. 이에 리암 스테이시라는 대학생은 무암바의 트위터에 '웃긴다. 무암바 끝났네. 죽었구나. 하하'라는 글을 남겼다.
결국 경솔했던 말 한마디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스테이시는 56일간의 감옥살이를 마치고 나왔지만 소속 대학교에서도 제적을 당하며 뒤늦은 후회를 해야 했다.

지난 25일 잉글랜드는 유로 2012 8강전 이탈리아와 승부차기에서 팀의 3, 4번째 키커로 나선 애슐리 영(27, 맨유)과 애슐리 콜(32, 첼시)의 슈팅이 각각 크로스바를 때리고 골키퍼에게 막히며 탈락의 쓴 잔을 삼켰다.
이에 한 잉글랜드 팬은 트위터에서 이들을 겨냥해 "검은 원숭이 두 마리(two black monkeys)"라고 표현하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남겼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유로 2012에서 대표팀을 위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헌신한 선수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것은 소름 끼치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며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임을 밝혀 강경 대응에 나선 상태다.
트위터 '말 한마디 사건'은 팬에게만 한정되지 않았다. AP통신은 27일 '트위터에 게이 비하성 댓글을 올린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의 포워드 아마리 스타더마이어가 5만 달러(약 57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보도했다.
스타더마이어는 23일 팬이 올린 음란성 트위터 글에 게이를 혐오하는 듯한 욕설의 댓글을 달았다. NBA 사무국은 '스타더마이어의 댓글이 프로 스포츠 선수 직업 윤리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예부터 말 한마디의 중요성은 시대를 막론하고 늘 강조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솔한 말 한마디로 인해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말 한마디로 사람이 죽고 산다'고 했던 옛 속담을 새겨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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