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최형우(29)가 타격감 회복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최형우는 최근 들어 정확성 향상을 위해 노스텝 스윙을 겸하고 있다. 노스텝 스윙은 높은 코스 빠른 공에 약점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장점이 많은 편. 볼 카운트가 유리할 땐 기존의 타격 자세를 유지하나 투 스트라이크 이후 노스텝 스윙으로 바꿔 상대 투수 공략을 꾀한다. 변화구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선택.
최형우는 27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둘 다 훈련하니까 헷갈리진 않는다. 다리만 안 들 뿐 타이밍은 똑같다"고 말했다. 노스텝 스윙은 밀어치는 타격에 유리하다. 당겨치는 타격을 추구하는 최형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스텝 스윙을 고수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최형우는 "팀을 위해 뛰어야 하니까"라고 명쾌한 대답을 늘어 놓았다. 장타보다 정확성에 초점을 맞춘 팀배팅에 주력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래서 일까. 전날 경기에서도 타점 2개를 추가한 최형우는 "그 상황에서는 누가 (타점을) 못 먹겠냐"고 목소리를 높인 뒤 "먹으면 본전이다. 반면 못 먹으면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다"고 당연한 듯 여겼다.
지난해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품에 안았던 최형우는 올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허덕였다. 삼성 또한 주포의 침묵 속에 하위권에 맴돌았다. 시즌 초반에 마음 고생이 심했던 최형우는 팀이 상승세를 타며 어깨 위의 무거운 짐을 내려 놓았다. "우리 팀이 잘 해 짐을 덜었다. 나는 뒤에서 최소한의 것이라고 하고 싶다. 지금 좋지 않은데 홈런을 치겠다고 욕심을 부린다면 되겠냐".
현재 타격감은 기대 이하. 최형우는 "하루 좋고 이틀 안 좋다. 하루 좋으면 며칠 가야 하는데 아직 완벽치 않다는 의미다. 아직 나만의 무언가가 없다는 뜻"이라며 "야구가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낀다"고 말했다. 개인 통산 100홈런에 1개를 남겨 둔 최형우는 "100번째 홈런이 만루 홈런이면 얼마나 좋겠냐"고 짜릿한 한 방을 기대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최형우가 다리를 드니까 타이밍이 맞지 않아 노스텝 스윙을 하는 것 같다"며 "장기간으로 가면 좋은 장점이 없어진다"고 우려하기도. 그러면서 류 감독은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 자기 폼으로 치고 불리할 때 노스텝으로 치면 된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되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최형우는 이날 왼쪽 손목 부상을 입은 이승엽 대신 4번 좌익수로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