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추락이 가파르다.
LG는 5연패와 더불어 지난 10경기 2승 8패로 6월 성적 8승 12패 2무, 현재 승률 5할에 3승이 부족한 30승 33패 2무를 기록하며 7위 KIA에 승차 없이 쫓기는 중이다.
물론 아직 시즌은 반이나 남았고, 앞으로 부상과 부진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선수들의 복귀가 이뤄지기 때문에 반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즌 전 우려됐던 LG의 약점들이 하나둘씩 부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LG의 총체적 한계를 짚어본다.

▲ ‘빅이닝’이 사라졌다
LG는 타선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선수들 대부분이 30대 이상 베테랑이다. 팀 내 최다 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박용택(33)을 비롯해 ‘큰’ 이병규(38), 정성훈(32), 이진영(32), 그리고 최동수(41)까지 ‘작은’ 이병규(29)를 제외하면 타율 3할대 언저리를 찍고 있는 모든 타자들이 베테랑이다. 이진영이 이미 지난 3일 잠실 한화전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근육 파열로 이탈한 상태고 정성훈과 이병규도 각각 허리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27일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결국 최근 타선의 집중력 부재와 슬럼프는 베테랑들의 결장과 무관하지 않다. 올 시즌 LG가 기록한 총 277타점 중 54%에 달하는 150타점이 이들 5명의 손에서 나올 정도로 LG는 공격에 있어 베테랑 의존도가 높다. 한 이닝 3득점 이상을 올리는 ‘빅이닝’도 6월 14일까지는 33회로 8개 구단 최다였지만 이후 단 3회에 그치고 있다.
LG 김기태 감독은 26일 경기 3회말 무사 1, 2루 찬스에서 5번 타자 정의윤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예전 같았으면 대량 득점이 가능해서 번트를 지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타선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1, 2점씩이라도 뽑아야 되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전한 바 있다. ‘작은’ 이병규를 필두로 윤요섭, 정의윤, 오지환과 주말부터 1군 엔트리에 합류할 서동욱 등 20대 타자들이 찬스에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타격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토종 선발투수의 한계
시즌 전 LG의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선발진이 꼽혔다. 외국인 좌우 원투펀치를 형성하고 있는 벤자민 주키치·레다메스 리즈 외에는 지난 시즌 100이닝 이상·두 자릿수 승을 기록한 투수가 전무했고 그만큼 선발진의 깊이가 얕았다.
그러자 LG는 올 시즌 총 10명의 투수들을 선발 등판 시켰다. 이승우·최성훈·임정우 등 신예 투수들의 깜짝 활약과 함께 난국을 극복하는 것 같았다. 6월초까지 베테랑 정재복과 김광삼은 팀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호투를 펼쳤고 신예투수들도 ‘생소함’이라는 최대 강점을 부각 시키며 마운드 위에서 이변을 연출, 선발진 신구조화가 성공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최근 10경기를 돌아보면 주키치와 리즈, 그리고 이제 막 선발로 전향한 우규민 외에는 누구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이들 외에 선발승도 단 1승에 그쳤다. 깜짝 선발 등판 시킬만한 투수들도 2군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결국 기존 토종 선발투수들이 다시 살아나지 않으면 LG 선발진은 우려대로 극심한 불균형 현상을 겪을 수밖에 없다.
▲ 반전용 카드가 없다
김기태 감독은 시즌 내내 2군에서 콜업된 신예급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 팀 전체에 신선한 바람을 의도하고 있다. 특히 2군 선수들을 1군 엔트리 합류와 동시에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며 새로운 얼굴을 찾아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야수 중 기회를 살리며 주전급으로 자리 잡은 선수가 없다. 이천웅, 최영진, 이민재, 정주현 등이 1군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반짝 활약을 펼치는 경우는 있어도 활약이 3일 이상 지속되지는 않았다. 결국 야수진 전체가 부진에 빠졌을 때 이를 타개할 능력을 지닌 2군 선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 본격적인 체력싸움이 시작된 가운데, 약한 2군의 여파는 1군에도 그대로 전달된다. 어느 때보다 2군 선수들의 깜짝 활약이 필요한데 적당한 인물이 없다. 1군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을 만회할 2군 카드가 없다면 LG의 여름 레이스는 올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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