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2위' 신중해진 이대호와 답답한 오릭스 타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28 10: 19

신중해졌다. 그럴 수밖에 없다. 
오릭스 버팔로스 4번타자 이대호(30)는 한국에서 공격적인 타자였다. 볼을 골라내서 걸어나는 것보다는 쳐서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풀타임 주전 멤버가 된 2004년 이후 한 번도 볼넷 5위 안으로 든 적이 없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타격 7관왕을 차지한 2010년에도 볼넷은 61개로 공동 10위였다. 
2007년(81개)과 2011년(63개) 각각 볼넷 6위에 든 것이 가장 높은 순위였다. 하지만 일본프로야구 진출 첫 해가 된 올해는 볼넷 36개를 얻었다. 퍼시픽리그에서 이토이 요시오(44개·니혼햄) 다음으로 많은 볼넷이다. 센트럴리그를 포함해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4위에 해당한다. 그만큼 상대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때문인지 이대호의 타격도 몰라 보게 신중해졌다. 지난 2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날 이대호는 볼넷이 없었지만, 4타석에서 총 20개의 공을 상대했다. 타석당 투구수가 5개나 되는 것이다. 상대팀 배터리는 이대호에 좋은 공을 주지 않았다. 이대호의 배트도 20구 중 4번밖에 나오지 않을 만큼 신중했다. 
이대호는 7관왕을 차지했던 2010년 타석당 투구수가 3.8개였다. 지난해에도 3.7개. 하지만 일본 진출 첫 해인 올해는 타석당 투구수가 4.2개로 눈에 띄게 늘었다. 일본야구 적응기였던 3~4월 4.2개, 5월 4.3개에서 6월 4.0개로 떨어졌지만 큰 차이가 아니다. 이대호 특유의 초구 타격도 자주 보이지 않는다. 
이대호는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롯데에서 94차례나 초구에 타격했다. 6.1타석당 한 번꼴로 초구에 휘둘렀다. 그러나 올해 일본에서는 초구 타격이 25차례로 10.5타석당 한 번으로 줄었다. 특유의 적극성이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 초구 타격시 홈런 9개 포함 36안타로 타율 3할8푼3리를 쳤지만, 올해 일본에서는 홈런없이 8안타로 타율 3할8리다. 
이처럼 이대호가 신중해진 데에는 팀 사정과 연관이 있다. 이대호의 커리어를 통틀어 볼넷이 가장 많았던 2007년 롯데 타선은 '이대호와 여덟난쟁이'라고 명명될 정도로 이대호 홀로 집중 견제를 받던 시절이었다.
지금 오릭스 사정이 딱 그렇다. 이대호만 피해가면 두려울 게 없다. 팀 타율(0.231)·출루율(0.296)·장타율(0.312)에 평균 득점(2.8점)까지 모두 퍼시픽리그 최하위. 27일 소프트뱅크전 패배로 승패 마진이 -13으로 개막 후 최악으로 떨어졌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도 "조금씩 좋아지리라 생각했는데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터지지 않는 타선에 대한 한탄이었다. 
기본적으로 이대호에 타점 기회가 많지 오지 않는다. 개막 66경기 만에야 첫 희생플라이를 친 게 대표적이다. 1번 바비 스케일스(0.235·0.329) 2번 오비키 케이지(0.218·0.278) 3번 고토 미쓰타카(0.252·0.314)의 타율·출루율은 평균 이하다. 이대호를 뒷받침하는 아롬 발디리스(0.264·6홈런)도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 T-오카다는 홈런이 1개뿐이고 부상에서 돌아온 지도 얼마 되지 않는다. 이대호는 타석에서 치고 싶은 본능을 꾹 누른 채 사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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