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던데요?"
아직 생소한 이름. 그러나 퓨처스리그(2군) 북부리그에서는 평균자책점 선두를 달리며 유명세를 떨친 투수다. SK 2년차 우완 투수 신정익(25)이 1군 데뷔 무대를 즐겁게 받아들였다.
신정익은 지난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 등판,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비록 2-8로 뒤져 사실상 승패가 기운 7회였지만 첫 1군 마운드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더구나 계속되는 투수 자원의 이탈 속에서 등장한 새얼굴이라는 점이 코칭스태프에게는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첫 타자 손주인에게는 좌전안타를 맞았다. 바로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낸 신정익이었으나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위기는 이어졌다. 신정익은 굴하지 않고 배영섭과 우익수 플라이, 김종호를 1루수 땅볼로 각각 처리한 후 8회부터 허준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신정익은 경주고-한민대 졸업 후 2011년 8라운드(전체 59순위)에 SK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192cm에 95kg이라는 우월한 신체조건에도 불구하고 140km대 초반의 볼 스피드는 아쉬웠다. 때문에 입단하자마자 투구폼을 바꾸는 데 집중하기도 했다.
올해는 신고선수로 출발했다. 그러나 자신감을 가지고 밸런스를 찾은 신정익은 2군 최고 마무리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18경기에 나온 신정익은 2승 1패 8세이브 2.25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32이닝을 소화하면서 탈삼진은 16개를 뽑아냈다. 볼넷은 5개.
이만수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1군은 제구력이 좋아야 한다"는 정의에 정확하게 부합했다. 하지만 스피드는 여전히 문제였다. 직구는 여전히 140km대 초반에 머물렀다.
김상진 투수 코치는 "어차피 구속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면서 "제구력이 좋고 볼 끝의 무브먼트가 좋아 타자들이 쉽게 덤빌 수 있는 투수가 아니다"고 신정익을 설명했다.
성준 코치 역시 "데뷔전이었지만 자기를 어느 정도 표현해냈다. 앞으로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제구력이 좋고 그에 걸맞은 피칭을 할 수 있다"고 신정익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뷔전을 치른 신정익의 마음은 어떨까. "재미있었다. 사실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는 긴장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마운드서 내려왔더니 긴장이 되더라"는 신정익은 데뷔전을 떠올리며 "17개의 볼을 던졌지만 조인성 선배님의 사인에 따라 모두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였다. 직구는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2군에서 던져왔듯이 '자신있게, 안타 맞아도 본전아닌가'라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꽂았다"고 강조했다.
결과에는 만족을 할까. 신정익은 "아직 불만족이다"면서 "조금 더 컨트롤을 다듬어야 할 것 같다"고 반성했다. 이어 "숙소에서 다시 던진 것을 돌아보니 볼이 좀 높았다"면서 "타자를 의식하지 않고 던진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데뷔전에 대한 주위 반응은 어떨까. "부모님이 전화를 하셨는데 기뻐하시면서 우셨다"는 신정익은 "어머니(이희경 씨)께서 '자랑스럽고 믿는다. 앞으로도 즐기면서 던지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뿌듯해 했다.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만수 감독님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 특히 제가 있도록 힘을 주신 김용희 2군 감독님 및 김상진, 김경태 코치님 등 모든 2군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한다"는 그는 "2군에서 목표로 했던 패전조에서 필승조에 들었듯 1군에서도 똑같이 패전조에서 필승조로 들어갔으면 한다"면서 "사실 1군에 이름을 올린 것 자체가 올해 목표를 이룬 것이다. 신고선수에서 정식선수, 2군에서 1군 선수가 목표였다"고 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또 "이제 올해 안에 승리조로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1승, 1홀드, 1세이브 어떤 타이틀도 좋으니 꼭 하나를 따내는 것을 새 목표로 세웠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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