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30, 삼성 투수)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뒤 "불펜 및 마무리 투수의 위상이 높아지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는 "아마추어 투수들이 프로에 데뷔하면 항상 인터뷰 때 '선발 투수로서 10승이 목표'라고 한다. 자기가 팀 상황에 맞게 홀드 몇 개, 세이브 몇 개 이런 목표를 가진 투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투수라면 누구나 선발 요원을 꿈꾼다. 5일에 한 번 등판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나머지 4~5일을 여유있게 보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선발 요원은 최대 6명으로 제한돼 있다. 오승환 또한 "누구나 선발 투수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나 또한 그렇고 선발 투수로서 빛을 보는 투수가 있는 반면 불펜 투수로서 두각을 드러내는 투수가 있다"면서 "무조건 선발을 고집하는게 아니라 통산 최다 세이브 타이 등 각종 기록에 대한 부분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지면 아마추어 선수들이 목표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현대 야구에서 계투 요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크다. '허리 싸움에 달려 있다'고 표현할 만큼 계투진의 활약에 따라 팀의 성패가 좌우된다. 그러나 선발 또는 마무리 투수에 비해 언론 노출도는 극히 적은 편이다. 언젠가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투수 코치는 1999년 주니치의 필승 계투조를 예로 들었다. 당시 주니치의 필승 계투조는 특급 마무리 선동렬 KIA 감독을 필두로 이와세, 오치아이, 이상훈이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오치아이 코치는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필승 계투조에 대해 자주 칭찬하며 언론을 통해 이들의 역할과 비중이 널리 알려졌다"며 "그 덕분에 계투진이 탄탄해야 팀이 강해진다는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 야구에 비해 완투형 투수가 드문 상황인 만큼 계투진의 역할과 비중이 더욱 부각돼야 한다는게 오치아이 코치의 생각.
오승환 역시 "우리 팀만 봐도 그렇고 물론 어떤 자리든 힘들다, 그렇지 않다 따지긴 그렇지만 불펜 투수들이 1주일에 3,4차례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고 1주일에 3,4홀드 또는 4세이브를 거둬도 선발 2승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게 현실"이라며 "'홀드가 뭐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정말 고생 많이 한다. 선발 투수가 1경기에서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지만 불펜 투수 또한 마운드에서 10개를 던져도 불펜에서 30~40개를 던지며 몸을 푼 뒤 등판한다. 만약 4경기에 등판한다면 120개"라고 했다.
"세이브 하나를 하려면 한 경기 안에 세이브 한 개 나오는데 선발, 불펜 모두 경기를 잘 만들어 내게 넘겨준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 도움을 안 받은 불펜 투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삼성이라는 팀에 있어 이렇게 세이브 많이 할 수 있었다. 불펜 투수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둔 오승환은 동료 투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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