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상반기 안방극장의 키워드는 ‘다양화’다. 골든타임 드라마들의 장르뿐만 아니라 출연배우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지며 시청 연령층 폭 또한 넓어졌다.
그간 골든타임에 방송된 드라마들을 살펴보면 대개 20~30대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춘 드라마나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동안미녀’, ‘씨티헌터’, ‘마이프린세스’, ‘로맨스타운’ 등이 그러했다.
이들 모두 채널 선택권을 장악한 여성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는 드라마들로 훈훈한 남녀가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나가는 내용들을 그려 여성들의 판타지를 채워줬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드라마가 ‘확’ 바뀌었다. 의외라고 할 정도로 지상파 안방극장에서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졌다. 과거 오로지 20~30대 여성을 타겟으로 한 드라마들이 방송됐던 것과 달리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를 비롯해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 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 등과 같이 40대 이상의 시청자들까지 아우르는 드라마들이 제작, 시청 연령층을 확 올려놨다.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추적자’는 20대 젊은 배우들이 아닌 40대 중견 연기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안정감 있게 극을 이끌어 가며 40대 남성에게서 가장 높은 시청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40대 여성도 많이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뜸했다가 등장한 시대극 ‘각시탈’은 시청점유율이 40대 이상의 남녀에게서 높게 나왔다. 특히 50대 남녀 시청자층에게서 가장 높은 시청점유율을 기록했다. ‘각시탈’의 제작사 팬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OSEN에 “중년 남녀들이 ‘각시탈’에 대한 동경과 향수, 추억이 있어 많이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년남성을 타깃으로 한 ‘신사의 품격’은 역시 4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기본적으로 드라마를 주로 시청하는 여성 시청자들에게서 가장 높은 시청점유율이 나타났지만 남성 시청자 연령층에서는 40대 남성 시청점유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40대 시청자들이 자신과 같은 세대인 꽃중년 4인방이 보여주는 다양한 에피소드에게 깊은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여성 중심의 드라마가 많이 제작됐다. 이에 드라마들이 여성들만 소구하는 한계성이 지니고 있었는데 최근 몇 년 간 다양한 소재들의 드라마들이 제작, 남성들도 충분히 소구할 만한 드라마들이 만들어졌다”며 “드라마를 기획하면서도 그러한 부분을 염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20~30대 시청자들이 방치된 듯한 모습이지만 과거 드라마들이 소홀히 했던 40대 이상의 시청자들을 TV앞에 끌어 모아 이들이 골든타임의 드라마들을 시청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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