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1일 만에 쏘아 올린 홈런과 함께 도약할 것인가.
LG 정의윤이 28일 잠실 KIA전에서 2007년 7월 4일 이후 처음으로 1군 무대 홈런을 기록했다. 정의윤은 2회말 상대투수 김진우의 144km 몸쪽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타구를 날렸고 홈런 포함 3안타 경기도 달성, 타율을 2할9푼7리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정의윤은 군 전역 후 야심차게 1군 무대에 복귀했지만 ‘무홈런’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부진했다. 전지훈련까지만 해도 일본의 거포 기요하라 가즈히로에게 ‘홈런 30개’의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1군 무대는 그에게 높은 벽이었다. 게다가 올해는 재활로 인해 전지훈련까지 불참했다.

하지만 기회는 일찍 찾아왔다. 4월 29일과 6월 9일 두 차례 1군 엔트리에 포함됐고 이진영이 햄스트링 파열, ‘큰’ 이병규가 컨디션 난조를 겪으면서 최근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정의윤은 김무관 타격 코치의 집중 지도하에 타구를 다양하게 날리고 타자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 코치는 정의윤에 대해 “그동안 홈런을 노리는 스윙을 하곤 했는데 드넓은 잠실구장에서 홈런 타자가 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며 “일단 홈런 욕심을 버리고 중장거리형 타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겨 치는 것과 밀어치는 것의 차이 없이 언제나 큰 타구를 날릴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고 과제를 제시했다.
사실 김 코치는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 정의윤의 불참을 누구보다 아쉬워했었다. 김 코치는 “팀 내 좋은 타자들이 좌타자에 편중되어 있어 우타자를 키워야하는 상황인데 정의윤 같은 선수가 수술로 오키나와에 오지 못했다. 앞으로 당장 1, 2년의 성적뿐이 아닌 3, 4년 후 팀의 중심에 자리할 선수들도 발굴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의윤의 불참은 아쉽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LG는 마운드 강화를 위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투수 자원 확보에 치중, 지난해 포수 조윤준을 선택한 것을 제외하면 주로 투수들을 상위 지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주축 타자들이 모두 30대 중반, 혹은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상황이고 최근 이들의 컨디션 난조로 LG는 전체적인 타격 부진을 겪고 있다.
팀 전체로 봤을 때는 위기지만 정의윤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다. 김기태 감독 역시 정의윤에게 “자신의 홈런 타자인지, 아니면 중장거리형 타자인지, 발이 빠른 선수인지, 수비를 잘하는 선수인지를 파악해서 방향에 맞게 훈련하라”고 지시한 만큼, 정의윤의 진짜 도전은 지금부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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