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눈물을 적에게 알려라.’
고조되는 로맨틱 코미디의 러브라인에서 여자 배우들의 눈물은 결정적인 한 방으로 작용하곤 한다. 김선아는 MBC 수목드라마 '아이두 아이두'에서 한 번의 눈물로 박태강(이장우 분)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박태강과 강렬한 한 번의 만남으로 임신을 하게 된 황지안은 성공한 구두 디자이너로 탄탄대로를 걷다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맞게 됐다. 낙태와 출산이라는 갈림길에서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그는 박태강에게 제대로 말도 못하고 가슴앓이를 했다.
관계자 미팅에서 큰 실수를 한 황지안은 자신을 위로하려는 박태강에게 "다 너 때문이다"고 소리를 지르고 가슴을 주먹으로 때리며 눈물을 보였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던 황지안의 눈물을 계기로 박태강은 마음의 갈피를 잡게 됐다.

눈물 고백이 통한 좋은 예는 KBS 2TV 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 오연서가 보여줬다. 남자들 등골 빼먹으며 살던 된장녀 방말숙(오연서 분)은 연애 고수 차세광(강민혁 분)을 만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하지만 그는 사랑이 무르익을 때쯤 차세광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식음을 전폐했다. 음주와 눈물로 시간을 보내던 방말숙은 결국 차세광에게 전화를 걸거나 직접 찾아가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때 눈물은 옵션이었다.
이 장면에서 방말숙은 차세광에게 보기 좋게 거절당했지만 두 사람이 연결되길 바라는 시청자들의 지지는 얻게 됐다. 이후 차세광과 방말숙은 차윤희(김남주 분)라는 장애물을 사랑의 힘으로 뛰어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국민 예능 KBS 2TV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도 그렇다. 국민 로코로 떠오른 '신사의 품격'에서 김하늘은 장동건의 짝사랑 공세를 받고 있는 캐릭터 서이수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김도진(장동건 분)의 상의 탈의와 고가의 구두 선물에도 흔들리지 않던 서이수는 김도진이 짝사랑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말한 후에야 자신의 진심을 알게 됐다. 한바탕 후회의 눈물을 흘린 그는 김도진을 찾아갔지만 보기좋게 거절당한 후 울먹였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김도진은 자신의 차, 사이드미러로 서이수의 눈물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렇듯 여우(女優)들의 눈물 공세에 힘입어 ‘신사의 품격’, ‘넝쿨째 굴러온 당신’, ‘아이두 아이두’의 러브라인은 급물살을 탔다. 지난 10회에서 ‘신사의 품격’ 서이수는 김도진에게 유리창 키스로 애틋한 마음을 전했으며 ‘넝쿨째 굴러온 당신’ 방말숙과 차세광은 집 앞에서 과감한 키스를 나누며 감정을 확인했다. ‘아이두 아이두’ 황지안과 박태강 역시 지난 28일 방영분에서 조심스럽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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