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20's 초이스'가 더욱 신중을 기한 리허설, 거기에 날씨까지 도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분명 예년보다 발전된 시상식이었지만 일부 매끄럽지 못한 진행과 운영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엠넷 제 6회 '20's 초이스'는 지난 28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장충동 반얀트리 서울 야외 수영장에서 열렸다. 한 해동안 20대가 가장 열광한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그 해의 트렌드를 담은 시상식인만큼 현장은 젊은 열기로 후끈했다.
놀이와 문화가 공존하는 파티 형식의 대표 여름 시상식 콘셉트에 맞게 이번 '20's 초이스'는 시원한 야외 수영장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기존 격식 있고 부담스러운 분위기의 기존 시상식과는 차원이 다른 신선함을 안겼다.

지난 2011년 7월에 열렸던 '20's 초이스' 5회는 행사 시작 전부터 내린 장대비로 관객과 제작진 및 취재진들에게 큰 불편을 안겼을뿐 아니라 미숙한 준비로 툭툭 끊어지는 진행이 빈축을 산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방송 전 '20's 초이스'의 준비 현장은 지난 시상식의 과오를 씻으려는 듯 꼼꼼한 리허설로 분주했다. 현장 스태프들은 시상식 진행 동선을 체크하기 위해 직접 진행자가 됐다가 가수로 무대에 섰고 수상자가 되며 소감을 말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생방송은 화면 송출이나 무대 진행에 있어 비교적 순탄한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또 메인MC 없이 진행된 시상식은 산만한 점도 있었지만, 시상 부문에 따라 등장하는 다양한 스타들로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MC를 맡은 스타들에게 있어서도 전체적인 진행보다는 자신이 맡은 일부 분량의 진행만을 소화하는 것이어서 부담감을 덜고 자연스러운 진행을 선보였다.
특히 가요계, 영화계, 드라마계에서 젊은이들의 감성을 충족시키며 선풍적인 붐을 일으켰던 '핫'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라는 점은 가장 부각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각계 분야에서 '톱'인기 덤에 오른 스타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무대나 시상을 마친 스타들이 현장을 이동하다 마주친 팬들에게 친절한 미소와 손짓으로 화답했고, 팬들은 환호와 격려로 응원했다.
무엇보다 국내 팬들만큼이나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외국인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들은 고화질의 사진을 담기 위해 DSLR 카메라로 스타들의 모습을 담기 바빴다.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 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들은 진행부터 무대까지 눈과 귀를 열고 집중하는 모습으로 한류의 힘을 실감케 했다.
분명 기대만큼이나 아쉬움 또한 크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여름 분위기에 맞게 선택한 '수영장'이라는 행사 장소는 가수들의 무대 퍼포먼스에 제약을 두는 장애물로 전락했다. 특히 댄스 가수들은 수영장 가운데 있는 무대가 물 때문에 미끄러워져 생방송 사고에 대해 더욱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첫 솔로 무대를 펼친 2PM 우영은 이날 물에 젖은 무대 바닥 때문에 섹시 퍼포먼스 도중 미끄러지는 실수를 범했다. 이에 박진영은 시상 후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영이 어젯밤까지도 피나게 연습했는데 무대 가운데 물이 있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나도 못했다"며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컴백 무대를 가진 씨스타 또한 "첫 컴백 무대인데 수영장이어서 미끄러지거나 실수할까봐 걱정했다. 완벽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말해 무대 장소에 대한 불편을 토로했다.
눈쌀을 지푸리게 하는 방송 사고나 당황스러움을 안기는 미숙한 진행은 다소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그러나 단순히 팬들의 환호를 사는 스타들의 모임을 넘어서서 한류 스타들의 위용을 빛내주는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더 발전되고 성숙한 무대가 필요하다.
생방송이라는 요소는 녹화 방송만큼 자연스럽고 매끄럽지 못할 수 있다. 실수와 사고의 위험 또한 더 크다. 하지만 5회보다는 완성도 있는 6회를 펼쳤던 만큼 내년에 찾아오는 7회 '20's 초이스'는 스타들과 팬들의 입장을 더욱 심사숙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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