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구장에는 비가 내렸다. 한화는 역전을 당했고 무너졌다. 우산을 쓰고, 비옷을 입은 한화팬들이 끝까지 경기장을 지켰다. 그러나 한화는 또 졌다. 5연패. 벌써 3번째다.
한화가 절망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화는 지난 29일 대전 KIA전에서 7회까지 2-1로 리드하던 경기를 8~9회에만 대거 10실점으로 무너지며 2-11로 역전패 당했다. 최근 5연패에 빠진 한화는 25승 42패 1무, 승률 3할7푼3리로 떨어졌다. 1위 롯데와 7위 LG의 승차가 6.0경기인데 LG와 최하위 한화의 승차가 6.5경기다.
한화의 5연패는 벌써 3번째다. 지난달 18일 대전 SK전부터 24일 광주 KIA전까지 시즌 최다 6연패 이달 12일 대구 삼성전부터 16일 문학 SK전까지 5연패를 당했다. 5연패 이후 5승2패로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하는가 싶었지만 이내 다시 5연패 수렁에 빠져들었다. 한화 홀로 순위 싸움에서 나가 떨어져있다.

한화는 올해 팀 최다 연승이 3연승이다. 지난달 25~27일 목동 넥센전 싹쓸이 3연승에 이어 17일 문학 SK전과 19·20일 대전 LG까지 3연승한 게 전부다. 좀처럼 분위기를 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살아날 듯 살아나지 못하는 게 최하위 한화의 현실이다.
특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내주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올해 42패중 19패가 역전패다. 그 중 10경기에서 6회 이후에 뒤집혀진 경기. 당연히 리그에서 가장 많다. 이길 수 있는 경기 패배는 팀 전체를 가라앉게 만들고 있다.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추락의 그림자를 짙게 한다. 전형적인 약팀의 모습이다.
문제는 이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프로야구는 지난 29일을 기점으로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절반을 소화했다. 한화는 리그에서 삼성과 함께 가장 많은 68경기를 소화하며 반환점을 이미 돌았다. 그런데도 팀은 반전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제 곧 7월인데 승패 마진이 -16까지 떨어졌다. 올 시즌 최다로 벌어졌다.
마땅한 반전 카드를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체 외국인선수로 션.헨이 영입됐고, 에이스 류현진도 부상에서 돌아와있다. 4번타자 김태균은 부상 통증 속에서도 경기출장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다. 트레이드는 시도하고 있지만 카드가 맞지 않아 안 된다. 운영팀이 미국으로 파견됐으나 "대체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내년 시즌 준비"라는 게 구단 설명이다.
전후좌우 사방을 둘러봐도 한화의 반전 카드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내부적으로 똘똘 뭉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몇몇 선수가 빠지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얇은 선수층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모 해설위원은 "한화와 LG가 무너지는 건 결국 선수층 문제다. A가 빠지면 B가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난해에는 팀 전체가 '으쌰 으쌰' 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올해는 안 풀리는 집안의 전형이 되어버렸다. 이대로라면 절망으로 빠지는 길 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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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