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중간, 마무리가 모두 부상 때문에 마운드 전체에 전력 공백이 생긴 SK 와이번스.
외국인 선발 투수로 에이스 임무를 충실히 해내던 마리오 산티아고, 좌완 철벽 불펜이지만 마무리 능력까지 겸비한 박희수, 셋업맨에서 올해는 마무리로 변신한 정우람 등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재활로 내려갔다. 아직 이들 3명은 컴백 일정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에 항상 빠지지 않았던 스윙맨의 등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

스윙맨은 다양한 투수 보직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를 말한다. 갑작스런 선발진 공백을 메우는 스팟 스타터로 나서거나 선발이 일찍 무너질 경우 불펜진에 여유를 주도록 되도록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일을 한다. 지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고효준, 전병두, 이영욱, 채병룡, 엄정욱 등 대표적인 스윙맨으로 활약했다.
매 시즌 2명 이상의 스윙맨을 활용했던 SK는 올해도 역시 스윙맨에 대한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이영욱, 박종훈, 제춘모, 허준혁, 임치영, 신승현, 박정배 등이 선발과 중간에서 던졌다. 또 이재영, 최영필, 전유수, 엄정욱 등은 잠재적 스윙맨으로 보고 있다.
과연 누가 주요 스윙맨으로 활용될까.
일단 30일 LG전 선발 투수로 예정된 박정배가 있다. 박정배는 올 시즌 10경기에 등판했다. 허벅지 부상으로 잠시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한 박정배는 지난 24일 광주 KIA전에 시즌 처음으로 선발 등판, 6⅓이닝 2피안타 2볼넷 무실점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박정배를 스팟 스타터와 함께 불펜에서도 활용도를 높이고 싶어한다.
경기 중 내린 비 때문에 노게임이 된 29일 LG전 선발(2이닝 1볼넷 무실점) 제춘모도 스윙맨 후보군에 있다. 올 시즌 3차례 선발로 뛴 제춘모는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전에 불펜으로 뛰었다. 제춘모와 함께 1군에 합류한 송은범 역시 스윙맨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만수 감독이 송은범의 활용에 대해 "1, 2이닝 이상을 던지는 롱맨 역할을 맡긴다. 지금 정우람과 박희수가 빠지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둘이 돌아올 때까지 송은범은 불펜에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당초 선발 투수로 쓸 생각이었으나 팀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 송은범은 선발은 물론 긴이닝 마무리 투수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제춘모와 송은범은 재활을 거쳤다. 각각 오른 대흉근 통증, 오른 팔꿈치 굴곡근 손상 진단을 받았다. 따라서 투구수와 등판 간격을 적절하게 활용, 조심스럽게 다뤄줘야 할 투수다.
이밖에도 특정팀을 상대로 종종 선발 등판하는 좌완 허준혁을 비롯해 아직 선발로 나서지 않았지만 몇차례 선발 후보로 올랐던 전유수가 있다. 또 임치영, 신승현, 박종훈, 이영욱, 김태훈 등도 언제든 스윙맨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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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박정배-전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