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율의 '19S', 달라진 롯데의 결정적 증거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6.30 13: 30

"작년 롯데의 팀 홀드 숫자가 45개였다. 반면 1위 삼성은 74개였다. 정대현, 이승호 합류로 홀드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팀 세이브는 작년 27개였는데 이것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을 앞두로 롯데 배재후(52) 단장은 이른바 '30%론'을 꺼내며 롯데의 성적을 자신했다. 이대호와 장원준이 빠졌지만 정대현과 이승호가 합류해 불펜진이 강해져 팀 컬러가 바뀌며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것이란 이야기였다.
현재까지 배 단장의 예측은 어느 정도 맞았다. 롯데는 뒷문 강화에 성공하며 반환점을 돈 29일 현재 리그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 홀드 개수는 29개(김성배 9홀드·최대성 8홀드·강영식 6홀드·이명우 4홀드·이용훈-김성호 1홀드), 세이브는 20개(김사율 19세이브·이용훈 1세이브)로 지금 페이스대로 간다면 시즌 팀 홀드 58개, 세이브 40개를 기록하게 된다. 홀드는 지난해보다 정확히 30% 증가한 수치고 세이브는 50% 증가한 수치다.

다만 기대했던 선수 대신 다른 선수가 등장했다. 수술로 이탈한 정대현 대신 김성배가 그 역할을 100% 소화하고 있고, 이승호 대신 왼손 필승조는 이명우가 등장했다. 또한 김사율은 늘어난 세이브 기회와 함께 벌써 19세이브를 수확했다.
늘어난 세이브 숫자는 선수 개인의 힘 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기록이다. 선수 본인의 기량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만큼 세이브 기회가 만들어지기 위한 외부요인도 필요하다.
일단 팀 성적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기록이다. 2006년과 2011년 47세이브를 기록했던 오승환은 그 해 소속팀 삼성이 모두 리그 우승을 했다. 많이 이겨야 많이 나올 수 있다. 또한 불펜이 강해야 한다. 앞서가던 점수를 지킨 상태에서 마운드를 물려줘야 한다. 끝으로 타선이 적당히 약해야 한다. 이길 만큼만 점수를 뽑고 접전이 많아야 세이브 기회가 늘어난다.
현재 페이스대로 간다면 김사율은 40세이브에 근접하게 된다. 30년 롯데 역사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기록했던 건 1994년 박동희(31세이브 37세이브포인트)였다. 이미 지난해 본인이 세웠던 20세이브를 넘어서는 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제는 전설을 향해 던지고 있는 김사율이다.
김사율의 빠른 세이브페이스는 많은 세이브를 위한 세 가지 외부요인을 모두 충족시킨다. 현재 롯데는 36승으로 8개구단 가운데 가장 승리가 많다. 또한 롯데가 3점차 이내 승리를 거둔 건 전체 67경기 가운데 33경기로 거의 절반이다. 그만큼 접전이 늘었다. 팀 타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위(.272)지만 팀 득점은 4위(294점)에 머무르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 승리에 필요한 만큼 점수를 내주고 있다.
여기에 강력해진 불펜이 있다. 롯데에서 김사율을 제외하고 불펜투수가 경기 막판 역전을 허용한 건 단 3차례 뿐이다. 막강 불펜으로 몇 년째 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삼성-SK와 그 회수가 같다. 그만큼 롯데 필승조는 김사율에게 세이브 상황을 많이 만들어주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롯데 불펜투수가 역전을 허용한 건 11회였다.
물론 언급이 빠져선 안될 건 김사율의 기량이다. 김사율은 빠른 공 대신 정교한 제구력과 대담한 승부,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한다. 올 시즌 블론세이브는 3개를 기록하고 있지만 피안타율(.250), 피출루율(.277), WHIP(1.12) 등 여러 지표에서 정상급 마무리다운 모습이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