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역투를 앞세운 두산 베어스가 연이틀 롯데 자이언츠를 잡았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니퍼트의 9이닝 1실점 완투와 정수빈의 싹쓸이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5-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경기가 없었던 넥센을 밀어내고 단독 4위에 올랐다. 시즌 성적은 34승 1무 32패, 승률 5할1푼5리가 됐다. 선두 롯데와는 2.5경기 차이다.
반면 롯데는 연이틀 두산에 덜미를 잡혔다. 2위 삼성에 반 경기 앞선 1위를 유지했지만 시즌 36승 3무 29패, 승률 5할5푼4리로 조금 내려갔다. 특히 지난 13일 사직 두산전 이후 4연패를 당했다.

두 팀의 승부는 2회 나란히 맞이했던 만루에서 갈렸다. 선취점을 낸 쪽은 롯데다. 롯데는 2회초 박종윤과 황재균의 안타와 김문호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용덕한이 시즌 첫 안타를 귀중한 타점으로 연결시키며 선취점을 뽑았다. 제구가 흔들리던 니퍼트를 상대로 롯데는 작전을 시도했다. 정훈에게 스퀴즈 사인을 낸 것.
하지만 정훈은 니퍼트의 가라앉는 슬라이더에 번트를 대지 못했고, 홈으로 파고들던 3루 주자 황재균은 협살에 걸려 아웃됐다. 그리고 정훈까지 삼진으로 침묵하며 더 이상의 추가점은 없었다. 경기 초반 시도한 과감한 작전이 패착이 된 것이다.
반면 두산은 2회말 만루에서 집중력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2사 후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던 롯데 선발 이용훈을 상대로 두산 하위타선은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로 만루를 만들었다. 타석에 선 정수빈은 침착하게 볼카운트를 풀카운트까지 끌고갔고, 2사 풀카운트였기에 자동으로 주자는 스타트에 들어갔다. 정수빈이 타격을 하는 순간 1루 주자 이종욱이 2루에 위치했을 정도다.
정수빈은 손목 힘으로 가볍게 밀어쳤고, 타구는 이용훈의 옆을 지나쳐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로 연결됐다. 이 타구에 3루 주자와 2루 주자는 물론, 1루 주자 이종욱까지 홈을 밟았다. '육상부' 두산다운 빠른 발을 뽐내며 단숨에 경기를 3-1로 뒤집었다.

정수빈의 싹쓸이타로 경기 분위기는 두산으로 사실상 넘어갔다. 롯데 선발 이용훈이 4회 1사 후 조기강판된 가운데 두산은 6회 1사 후 바뀐투수 이명우를 상대로 3연속 안타를 뽑아내 2점을 보태 5-1까지 달아났다. 롯데는 8회 2사 2루 추격의 기회를 가졌으나 김주찬이 땅볼로 맥없이 물러났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9이닝 6피안타 4탈삼진 1실점, 완투승으로 시즌 9승 째를 수확했다. 4월 13일 롯데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완투승이다. 니퍼트는 경기 초반 제구가 흔들리며 고전했으나 타선이 점수를 뽑아줘 경기를 뒤집자 집중력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정수빈은 4타수 1안타 3타점으로 결승타를 기록했고, 오재원은 4타수 2안타로 타격 감각을 끌어 올렸다.
반면 롯데는 선발 이용훈이 3⅓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것이 아쉬웠다. 잘 던지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고, 결국 2회 정수빈에게 허용한 3타점 1루타는 결정타가 됐다. 한동안 부진했던 전준우가 4타수 2안타로 살아난 게 위안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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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