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 LG의 차세대 유틸리티 플레이어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7.01 10: 30

“외야만 아니면 괜찮다. 특히 코너 내야는 자신 있다.”
LG 내야수 김용의(27)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항상 팀의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 3루수 정성훈이 허리 통증으로 수비가 안 될 때는 3루수로 나오고 1루수 최동수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는 1루를 맡는다. 외야진에 공백이 생기면 외야수로도 뛴다. 이렇게 김용의는 늘 팀이 필요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올 시즌 김용의는 프로 통산 최다 39경기를 뛰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로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야구 인생의 위기를 겪었기에 김용의 자신에겐 값진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기록이다.

김용의는 2008년 대졸 신인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후 시즌 개막 2달 만에 LG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경찰청 입단 실패로 인한 현역 입대 등 4년 동안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냈다. 무엇보다 최근 2년 동안 현역 군복무로 야구와 완전히 떨어진 것은 야구 인생의 치명타였다.
보장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지만 근성 하나만 믿고 돌파구를 찾았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쉬지 않고 뛰었고 결국 김기태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 감독이 김용의를 두고 “정말 고생 많이 한 선수다. 여기까지 정말 힘들게 왔는데 더 잘 돼야한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은 김용의의 근성과 투지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6월 30일 문학 SK전. 6연패로 팀이 시즌 최악의 위기에 빠져있던 상황에서 김용의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2회초 1사 3루에서 SK 선발 박정배의 높은 직구를 1타점 우전안타로 연결시켜 선취점을 뽑았다. 수비에서도 돋보였다. 김용의는 7회말 박재상의 우측 파울 라인 안쪽을 타고나가는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호투하던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러한 다재다능함이 김용의의 최대장점이다. 김 감독은 김용의의 수비력에 대해 “3루 수비만 놓고 보면 정성훈 다음이다. 특히 3루에서 1루 송구는 팀에서 용의를 따라올 사람이 거의 없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용의 스스로도 “외야만 아니면 괜찮다. 특히 코너 내야는 자신 있다. 절대 타구가 옆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타율은 2할3푼9리에 불과하지만 5월 16일 SK전에서 밀어서 좌측 펜스를 넘기는 개인 통산 첫 홈런을 기록, 타격에도 잠재력을 증명했다. 김용의는 자신의 타격과 관련해선 “김무관 타격코치님께서 밀어치는 것을 부단히 강조하신다. 그러면서 어느덧 습관적으로 밀어치게 됐다. 밀어쳐도 큰 타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꾸준히 타구를 좌중간으로 보내려 하고 있다”며 자신 만의 타격 메커니즘을 확립할 것을 밝혔다. 
6개월·133경기의 장기 레이스에서 모든 팀이 주축 선수의 부상과 피로누적에 의한 컨디션 저하를 겪는다. 그만큼 유틸리티 플레이어는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다. 궁지에 몰릴수록 강한 정신력을 발휘해온 김용의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