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 코치, 용덕한 안타에 '아빠미소' 이유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7.01 16: 58

"정말 간절한 순간에 첫 안타가 나오니깐 나도 모르게 그런 표정 나오더라고요".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30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경기에서 1-5로 패배했다.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31)가 호투를 펼치며 완투승을 거뒀고, 롯데 타선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침묵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 가지 위안거리가 있다면 이적생 포수 용덕한(31)의 시즌 첫 안타다. 용덕한은 지난달 17일 김명성과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롯데에 입성했다. 장성우의 군 입대로 생긴 백업포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롯데의 선택. 용덕한이 영입되며 롯데는 강민호를 지명타자로 돌리는 등 체력안배를 할 수 있게됐다.

용덕한은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 포수리드와 블로킹이 장점으로 꼽히는 수비형 포수다. 그렇지만 타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두산 소속이던 2010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선 무려 6할6푼7리(9타수 6안타) 4타점을 기록하면서 시리즈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수 읽기가 뛰어나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 타석에서 깜짝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다.
그렇지만 롯데로 이적해서는 줄곧 안타가 없었다. 지난달 30일 경기 전까지 용덕한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1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두산에 있던 기간까지 포함하면 시즌 15타수 무안타만을 기록 중이었다. 타점은 지난달 23일 잠실 LG전에서 스퀴즈번트로 마수걸이 신고를 한 상황.
마침 용덕한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걸렸다. 0-0으로 맞선 2회 두산 선발 니퍼트의 제구가 갑자기 흔들리며 1사 만루 기회를 맞은 것. 타석에 선 용덕한은 니퍼트의 공을 잡아당겨 3-유간 깊숙한 땅볼 타구를 날렸다. 유격수 김재호가 힘껏 쫓아가 포구까지는 성공했지만 송구는 하지 못했다. 용덕한의 롯데 이적 첫 안타가 결정적인 순간 나온 것이다.
이때 중계 카메라는 백네트 뒤에서 한껏 미소를 짓고 있던 박정태 타격코치를 정확하게 포착했다. 박 코치는 흐뭇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흔들며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용덕한의 첫 안타가 가져다 준 기쁨의 여운을 좀 더 즐겼다.
용덕한의 안타에 박 코치가 그렇게 기뻐한 이유는 무엇일까. 1일 경기에 앞서 박 코치는 "타격 재능이 있는 선수인데 첫 안타만 터지면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마침 선취점을 낼 수 있는 중요한 상황에 덕한이가 안타를 쳤다. 공이 굴러가는 도중 잡히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조마조마했다"면서 "딱 안타가 되고 나니깐 정말 기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더라"며 머쓱해했다.
이처럼 박 코치는 매 순간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부진한 선수는 질책보다는 손을 꼭 잡고 정신적인 면을 강조해 부진탈출까지 돕는다. 잘 하고 있는 선수들은 말 할것도 없다. 곁에서 지켜보다 조금씩 조언만 할 뿐이다. 첫 안타를 기록한 용덕한이 '박정태 코치의 미소'가 갖는 의미대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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