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사였다. 포항의 안방 '스틸야드'에만 가면 작아지는 수원의 지우고 싶은 징크스는 올 시즌에도 계속됐다. 경기 전 "2004년 이후 7년 넘게 포항 홈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수원이 이번 경기를 벼르고 있다"는 질문에 "징크스가 그리 쉽게 깨지면 징크스가 아니다"라고 답한 포항 황선홍 감독의 자신감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승점 3점과 1위 탈환'이라는 목표를 갖고 포항 원정에 나선 수원은 1일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12시즌 현대오일뱅크 K리그 19라운드 경기에서 황진성-노병준-신진호-이명주-아사모아로 이어지는 포항의 폭발적인 공격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0-5로 완패했다.
경기 시작 9분 만에 양상민의 자책골로 선제골을 내준 수원은 전반 20분이 채 되기도 전에 신진호와 황진성에게 잇따라 골을 내주며 0-3의 리드를 내줬다. 예상 외로 포항이 전반 일찌감치 3-0의 스코어를 만들자 스틸야드는 뜨겁게 달아오른 반면 수원은 코치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침묵에 휩싸였다.

올 시즌 공수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승승장구했던 수원은 이후 반격에 나섰지만 후반 단 한 골도 만회하지 못한 채 2골을 더 허용하며 0-5로 패했다. 수원과 윤성효 감독 모두에게 치욕스런 패배였고 '스틸야드 징크스'에 또 한 번 운 결과가 됐다.
수원은 지난 2004년 12월 8일 이후 7년 6개월이 넘게 포항 스틸야드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0번 싸워 5무5패의 초라한 성적만을 거둔 데 이어 또 다시 패전을 추가했다. 포항 원정의 징크스를 의식한 듯 수원의 윤성효 감독은 경기 전 "나와 선수들 모두 (포항 원정 징크스를) 잘 알고 있다"는 짧은 말로 승리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결국 최근 2연승의 좋은 분위기 속에 포항 원정에 나서며 '승점 3점'과 '리그 1위 탈환'을 노렸던 수원의 꿈은 또 한 번 '스틸야드 징크스'에 막히며 악몽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nomad798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