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율의 흑묘백묘론 "135km가 어때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7.02 10: 40

"현재의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결국 타자만 잘 잡으면 되는 것 아닌가".
최근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사율(32)은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 댓글을 보는 방법을 알았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야구선수들은 스마트폰으로 자신들과 관련된 뉴스를 자주 접한다. 예전까진 스마트폰으로는 그냥 기사만 읽었던 김사율은 5월 경 김성배로부터 댓글보기 기능을 배웠다고 한다.
팬들의 찬사가 주로 쏟아지는 김성배의 댓글에 비해 김사율의 기사엔 간혹 악플도 섞여있다고 한다. 김사율은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분들 보다는 분석적으로 조목조목 비판하는 분들이 무섭다"면서 "댓글에 WHIP가 나오고 피안타율이 튀어 나오는데 그냥 흘려들을 수 없다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김사율은 잠시 부진했던 6월 중순 자꾸 댓글 내용이 머리에 맴돌았다고 한다. 경기 막판 연속으로 두 차례 홈런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했던 김사율이다. 당시 한 댓글엔 "김사율은 마무리투수가 구위가 약한 게 약점"이라고 꼬집었다 한다.
"정말 내가 마무리로 구위가 약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히려 쓸데없이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는 게 김사율의 설명이다. 19세이브로 이 부문 단독 2위를 달리고 있는 김사율은 다른 팀 마무리투수와는 조금 다른 타입이다. 최고구속은 140km 초반에 머물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 공격적인 피칭으로 타자를 상대한다.
댓글 때문에 한동안 마음고생을 하던 김사율은 최근 해답을 찾았다.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김사율은 "빠른 공이 없으면 어떤가. 구위가 마무리의 필수라고 하지만 난 내 자리에서 내 역할에 충실하기만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기로 했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135km를 던지면 어떤가. 타자만 잘 잡으면 되는거 아닌가"라는 김사율의 말에서 그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19세이브로 롯데 구단 최초로 2년 연속 20세이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김사율이지만 그에게 세이브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김사율은 "세이브 숫자, 세이브 순위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내가 신경쓰는 건 블론세이브 뿐이다"라면서 "선수들에게 승리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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