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까지 가미된 포항의 ‘제로톱’, 제대로 빛났다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2.07.02 09: 09

포항과 수원의 K리그 19라운드 맞대결은 5-0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양쪽 구단 프런트는 물론 스틸야드에 모인 1만6866명의 관중까지 90분 내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한 판이었다.
그간 터질 듯 터지지 않는 빈약한 골결정력으로 숙제를 안고 있었던 포항의 제로톱 전술은 ‘강호’ 수원을 상대로 제대로 폭발하며 5-0 완승을 만들어냈다.
포항은 지난 1일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12시즌 현대오일뱅크 K리그 19라운드 홈경기에서 각각 1골1도움씩을 기록한 ‘2년차 기대주’ 신진호와 ‘황브레가스’ 황진성의 활약을 앞세워 수원을 5-0으로 대파했다.

전반 시작부터 빠른 공격을 앞세워 수원 진영을 압박한 포항은 전반 9분 양상민의 자책골에 이어 신진호와 황진성이 연속골을 터트리며 전반에만 3-0의 리드를 잡았고, 후반 김대호와 고무열의 추가골까지 이어지며 5-0 대승을 거뒀다.
황선홍 감독으로선 6월 들어 야심차게 꺼내든 ‘제로톱 전술’이 수원을 상대로 볼점유율은 물론 공격의 속도까지 가미되며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있는 승리였다.
전반기 부진을 면치 못했던 포항은 지난달 14일 인천전을 마치고 난 뒤 17일 FC 서울전부터 특정한 스트라이커를 두지 않는 제로톱 시스템을 구사하며 전술의 변화를 줬다.
그러나 절반의 승리였다. 서울과 제주를 상대로 각각 1-0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많은 찬스들을 놓치며 결정력 부족이 숙제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는 결국 울산전에서 화를 불렀다. 포항은 경기력 면에서 울산을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지만 번번이 마지막 ‘골’ 방점을 찍는데 실패하며 1-3으로 패했다.
하지만 이번 수원전은 이러한 고민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황진성을 축으로 아사모아, 신진호, 이명주, 노병준 등은 빠른 스피드에 놀라운 골결정력까지 선보이며 수원을 5-0으로 침몰시켰다. 경기 후 황선홍 감독은 “이 한 경기만으로 전술의 완성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지만 포항의 제로톱은 상대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수원을 상대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승리를 따낸 만큼 현재 6위에 머무르고 있는 포항 역시 이 기세를 몰아 상위권 도약을 함께 노릴 수 있게 됐다. 수원전을 마친 포항은 8일 상주와 홈경기를 시작으로 경남, 인천, 강원, 부산과 차례로 만난다. 포항으로선 충분히 승리를 노릴 수 있는 팀들이다. 지금의 모습이라면 황선홍 감독 입장에서도 내심 ‘7월 승부론’을 논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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