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없는 시트콤 ‘무작정 패밀리’ 속 대사는 어디까지가 진짜 배우들의 속마음일까.
MBC 시트콤 ‘무작정 패밀리’가 지난 1일 3회가 방송됐다. 지난 달 17일 첫 방송을 한 이 시트콤은 대본 없는 시트콤을 표방하면서 출연자들이 펼치는 즉석 상황극으로 웃음을 만들고 있다.
이한위, 안문숙, 이혜영, 탁재훈, 차홍, 유세윤, 최웅, 박규리, 김소현이 한 가족을 이룬 채 매회 다른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는 내용. 그렇다면 이 시트콤 속 대사는 어디까지가 설정이고 어디까지가 배우들의 재량일까.

우선 ‘무작정 패밀리’는 김소현이 말하는 내레이션이 기본 얼개가 된다. 김소현이 사전에 녹음한 내레이션대로 출연 배우들은 상황극을 펼쳐야 한다. 물론 제작진은 기본적인 상황만 던져놓을 뿐 꾸려나가는 이야기는 배우들의 몫이다.
지난 1일 방송된 3회에서 이한위는 두 차례 제작진이 설정한 상황 때문에 당황스러워했다. 제작진은 이한위에게 가족을 홍보하는 노래인 가족가 대결에서 우승한 팀을 위한 상금을 주문했다.
이한위는 못 들은 척 했지만 내레이션은 세 번이나 반복됐고 다른 배우들은 이한위의 지갑이 열리도록 옆에서 재촉했다. 결국 이한위는 “지금 지갑이 없다. 이따가 회식을 쏘면 될 것이 아니냐”고 무마했다.
이한위를 향한 당황스러운 내레이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제작진은 이한위의 적극적인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안문숙과의 스킨십 부족으로 고민에 빠져있다는 설정을 던졌다. 이한위는 울며 겨자 먹기로 아내 안문숙과 스킨십이 적다고 고민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물론 이 고민은 100% 가짜다.
이처럼 ‘무작정 패밀리’는 내레이션이라는 사전에 설정된 구성 아래 출연자들이 펼치는 애드리브가 웃음 포인트다.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사전에 합의된 상황인지 시청자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마저도 이 시트콤이 의도한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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