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멤버로 정비한 녹화를 하루 앞둔 '남격'이 그야말로 멘붕(멘탈붕괴) 상태에 빠졌다. 간을 봐도 너무 봤다. 교체된 제작진과 일부 멤버들이 서로 간만 보다가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국에 빠졌다.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이 새로운 멤버 라인업을 확정하지 못하고 쩔쩔 매는 중이다. 정확한 속사정이야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겠지만 이른바 시즌2 출범을 앞두고 멤버 교체 과정에서 여러 잡음들이 외부까지 흘러나왔다. 예능이든 드라마든 캐스팅 과정에서 일부 조율과 마찰 과정은 흔한 일. 정도를 넘어서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외부로 번질 리 없고 무엇보다도 녹화 전날까지도 멤버 최종안이 확정되지 않을 리가 없기에 당황스럽다.
일단 2일 오후 현재까지 공식화된 바로는 기존 멤버 이경규와 김국진, 김태원, 이윤석 등 총 4명에 새로운 멤버 주상욱을 투입하고 개그맨 김준현, 김준호 중 1명 정도가 추가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멤버였던 윤형빈은 당초 전현무, 양준혁과 함께 하차가 확정됐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최근 제작진의 부름을 다시 받고 재합류 혹은 잔류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게다가 지난 주 담당 PD 입으로 확정 발표했던 새 멤버, 배우 차인표와 가수 심태윤은 돌연 출연 고사 사실을 전했다. 한마디로 웃기는 해프닝이다.

연출자까지 바꾸고 새로운 시즌을 출범시키겠다던 '남격'의 이 야심찬 계획이 이토록 허무맹랑한 시나리오로 흘러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사실 '남격'의 멤버 교체 계획은 갑작스러운 것도 아니었다. 앞서 후보로 거론됐던 차인표와 심태윤 또 현재 새 멤버로 최종 합류한 주상욱 등 중 일부는 최소한 1개월여 전부터 제작진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런데 막상 출연설이 불거지고 확정 보도까지 나오기 시작하자 누구는 발을 뺐고, 누구는 고민 끝에 고사했다더니 돌연 번복해 출연을 결심하는 어수선한 해프닝의 연발이다.
그 가운데 이경규 등 기존 멤버 중 일부가 새로운 멤버의 라인업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고 새로운 멤버 중 일부 역시 기존 멤버 혹은 다른 새 멤버들과의 '입지 확보' 문제에 대해 자신의 몫을 보장받기 위해 몸부림쳤다는 얘기도 들렸다. 윤형빈의 재합류 논의 역시 기존 멤버 중 일부의 강력 요청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제작진이 (윤형빈을 하차시키자고) 기존 멤버들을 설득하다 마음을 돌려 윤형빈을 멤버 라인업에 넣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던 것. 처음엔 출연을 고사했던 주상욱도 선배 차인표가 최종 고사하고 나서 갑자기 훌쩍 올라탔다.
이런 저런 설들과 의혹 속에서 과연 시즌2 출범의 발걸음이 가볍고 즐거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멤버 구성을 두고도 제작진과 출연진 간 조율이 이토록 힘든데 과연 '남자로서 해야할 101가지' 미션을 얼마나 잘 수행해나갈 수 있을까. 이날 오후까지 멤버들은 누가 우리 식구이고, 내일 녹화는 어디서 몇시에 진행될지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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