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깜짝 돌풍'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7.03 06: 12

올 시즌 프로야구 '돌풍의 핵' 넥센 히어로즈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넥센은 지난 5월 23일 잠실 LG전에서 승리하며 팀 창단 최다 연승인 8연승을 기록하는 동시에 2008년 창단 후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매년 하위권을 맴돌던 넥센의 무력 시위였다.
그러나 넥센은 6월 들어 10승1무13패를 기록하며 그 기세가 다시 한풀 꺾였다. 넥센의 반격을 이끌던 'LPK' 트리오 중 이택근이 부상으로 선발 명단에서 자주 빠졌고 강정호는 봉와직염으로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해까지 넥센의 자랑이었던 불펜진은 팀의 골칫거리가 됐다.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던 자신감이 어느새 줄어든 모습이다. 현재 성적은 33승2무33패로 공동 5위. 3연패에 빠져 있어 상위권으로 가는 길인 5할 승률이 위태롭다. 다른 팀이 여름이 되면서 더 상승세에 불이 붙는 것과 달리 넥센은 체력, 전력 면에서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넥센의 돌풍이 '반짝 실력'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먼저 힘 있는 지명타자가 필요하다. 보통은 거포들에게 수비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지타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넥센은 믿고 맡길 만한 선수가 부족해 최근에는 작전을 위한 카드로 발빠른 장기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넥센의 지명타자 타율은 2할2푼3리. 8개 구단 중 가장 낮다.
불펜진의 각성도 절실하다. 올 시즌 넥센 불펜은 LG와 함께 패(13패)가 가장 많다. 불펜의 패가 많다는 것은 경기가 뒤집힌 일이 가장 많은 셈이다. 블론세이브도 8개 구단 중 최다 9개다. 반면 홀드는 총 11개로 1위 박희수(SK, 18개)보다도 적다. 1위 SK(37개)에 비해 턱없이 적다. 이보근, 이정훈, 오재영 등 불펜이 힘을 내야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가능하다.
팀내 문제를 해결한 뒤에는 잡을 팀을 잡아야 한다. 3일 현재 공동 5위인 넥센은 동률이거나 낮은 팀 중 LG(7승4패)를 제외하면 KIA(3승1무5패), 한화에게 모두 시즌 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하위 한화에 전적 3승5패를 기록하며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하위팀에 지는 것만큼 기세를 꺾는 일도 없다.
넥센에 희망적인 것은 투타에 걸쳐 7월에 돌아올 선수가 많다는 점이다. 당장 강정호가 이번주 내 복귀할 예정이고 문성현이 2주 내, 송지만이 7월말 이전 복귀를 바라보고 있다. 문성현이 돌아와 제 기량을 찾는다면 지금 선발 중 한 명이 셋업맨으로 바뀔 수 있다. 강정호, 송지만이 지타로만 뛰어준다 해도 라인업이 한층 강화된다.
올 시즌 넥센에서 뛰는 주전급 대부분이 풀타임 2년차 이내의 선수들이다. 시즌초 예상보다는 높은 순위에 올라 있지만 이미 1위를 맛본 뒤인 만큼 팀내외의 기대감은 한층 커진 상태다. 창단 첫 가을 잔치에 도전하는 넥센이 상위권과 하위권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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