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이런데 어떻게 쉬겠나".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은 여전히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오른손 엄지손가락 울림 통증 때문이다. 6월에만 6경기를 결장할 정도로 엄지 통증이 심했다. 하지만 그는 한대화 감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참을 만하면 출장을 강행하고 있다. 4번타자로서 팀의 추락을 가만히 앉아 지켜보는 것 만큼 힘든 것도 없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통증을 견딜 수 있으니까 스윙을 하고 경기에 나오는 것 아니겠나. 팀이 지금 이렇게 힘든데 가만히 앉아 쉴 수만은 없다. 팀이 힘들어진 것도 내가 몸 관리를 하지 못한 탓"이라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최근 한화는 6연패를 당하고 있는데 김태균이 부상으로 결장한 3경기도 포함돼 있다. 4번타자로서 팀 성적에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는 통증이 있는 엄지에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고무 골무를 끼고 타격하고 있다. 어떻게든 지금 통증을 참고 뛰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아울러 타격 밸런스를 찾기 위해 연습 때에는 고무줄로 왼팔을 묶고 몸을 고정시키며 훈련 중이다. 그는 "무너진 스윙과 밸런스를 찾기 위함이다. 감기 몸살에 한 번 걸린 후 스윙이나 밸런스가 무너졌다. 원래 것을 찾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태균은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도 기본으로 돌아가 자신의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해볼 수 있는 때까지는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팀 성적이 5할 승률에서 -18로 시즌 개막 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의미다. 4번타자라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야 한다는 게 김태균 생각. 4번타자란 곧 책임감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팀이 힘든 상황이지만 4할 타율에 대한 목표도 해제하지 않았다. 그는 "4할도 마찬가지로 포기할 수 없다. 그냥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기회가 아깝지 않나"며 "몸살을 한 번 겪은 후 몸에 있는 힘이 전부 다 빠져나간 느낌이었다. 컨디션이 완전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27일 목동 넥센전에 감기 몸살로 결장했는데 이후부터 힘이 떨어지고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게 자가진단이다. 몸살 전까지 40경기에서 타율 4할3푼5리를 쳤지만 몸살 이후 22경기 타율은 정확히 3할이다.
엄지 통증이 겹친 6월에는 18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 3홈런 14타점으로 고전했고, 시즌 타율도 3할8푼9리로 4할에서 내려왔다. 김태균은 "몸살이든 엄지 통증이든 모두 내가 몸 관리에 실패한 탓이다. 하지만 아직 포기할 수 없다. 팀과 4할 타율 모두 해볼 수 있을 때까지 해봐야 한다. 기회는 안 끝났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추락하고 있는 독수리. 하지만 김태균이라는 날개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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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