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극 터줏대감 MBC '빛과 그림자'가 오늘(3일) 8개월간의 대장정에 종지부를 찍는다.
지난해 11월말 첫방송을 시작한 '빛과 그림자'는 강기태(안재욱)라는 인물을 통해 70년대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신화를 그린다는 기획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강기태와 반대편에 있는 장철환(전광렬)이라는 인물이 부각되며 엔터테인먼트 업계보다는 정치적인 권력 다툼으로 촛점이 옮겨갔고, 처음과 다른 기획에 시청자들의 볼멘 소리를 들어야했다. 또한 위기에 빠진 강기태가 특정 인물에 의해 되살아나고, 다시 위기에 빠지는 과정이 반복되며 이야기 구조가 식상하다는 비판도 들었다.

하지만 한자리수 시청률로 출발했던 '빛그림'은 동시간대 경쟁작 KBS '브레인'이 종영하며 수혜를 톡톡히 입기 시작했고, 아이러니하게도 정치 이야기에 포커스가 맞춰지자 시청률이 더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지난 3월 처음으로 20%를 돌파, 최근 SBS '추적자'가 급부상하기까지 20%를 꾸준히 유지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에 제작진은 무려 14부 연장을 결정하며 애초 기획과 상관없이 내용이 산으로 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중반 이후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시청률에 걸맞는 호평과 이슈는 끌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동시간대 이렇다할 경쟁작들이 없었던 것이 '빛그림'의 승승장구 비결이 된 셈.
8개월간 주인공 안재욱, 전광렬, 이필모를 비롯 성지루, 안길강, 김희원 등 다양한 배우들의 호연이 그나마 이 드라마의 큰 미덕으로 남게됐다.
'빛과 그림자' 역시 시청률이 꼭 작품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입증하며 다소 아쉬운 퇴장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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