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점차 ‘종합’의 의미를 잃고 그 정체가 불분명 해지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결과에 따르면 개국한지 7개월이 된 종편 4사 JTBC, 채널A, MBN, TV조선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의 성격은 제각각이었다.
채널A는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 ‘박종진의 쾌도난마’, TV조선은 ‘강용석의 두려운 진실’, MBN은 ‘뉴스M’ 등 교양과 시사 프로그램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이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약하다는 걸 뜻한다.

JTBC는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며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에서 타 종편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 종편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다. 드라마 ‘아내의 자격’,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해피엔딩’, 예능 ‘신화방송’, ‘닥터의 승부’, ‘이수근 김병만의 상류사회’ 등과 같이 완성도 높은 콘텐츠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또한 초반 저조했던 10시 뉴스는 점차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다.
채널A는 계속해서 드라마를 방영하며 종편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하반기 드라마 제작은 포기한 상태다. 그 결과 현재 그나마 높은 시청률을 나타내고 있는 교양, 시사 프로그램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TV조선은 드라마 ‘한반도’로 고배를 마신 후 처음으로 일일시트콤 ‘웰컴 투 힐링타운’를 내세웠지만 이 또한 0.2~0.3%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 TV조선은 해당 시트콤에 대한 홍보조차 하고 있지 않고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다.
보도전문채널에서 종편으로 나선 MBN은 종편으로 개국하기 전부터 확보했던 시청자들을 통해 뉴스 프로그램에서 1% 이상의 시청률은 얻었지만 드라마와 시트콤, 예능에서 연거푸 실패를 맛봤다. 그나마 최근 야심차게 방송인 손범수, 조형기, 안선영 등과 독특한 포맷으로 새롭게 내놓은 예능프로그램 ‘고수의 비법 황금알’, ‘끝장대결’ 등이 1%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는 양상이다.
종편 방송사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굴욕의 시청률을 면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몇몇 종편 방송사들이 한쪽 장르에만 치우쳐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지금과 같은 행태는 종편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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