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목동구장. 오후부터 하늘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오후 4시 전후로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침 한화 선수단의 훈련 시간. 외야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난 뒤 투수 및 배팅·수비·주루·투수조로 나뉘어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그런데 그 순간 폭우가 쏟아졌다. 천둥 번개까지 동반된 폭우에 선수들은 쏜살같이 덕아웃으로 달려와 비를 피했다. 이후 비가 잠깐 그치자 선수들은 다시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하나둘씩 나왔다. 그러나 또 얼마 가지 않아 굵은 빗방울이 폭풍처럼 쏟아져내렸다.
한화 선수들은 또 덕아웃으로 피했고, 비에 젖은 옷을 갈아입으며 분주하게 시간을 보냈다. 비는 약 15분간 계속 내렸고 그라운드 주변은 삽시간에 물로 가득했다. 목동구장 관리 요원들이 마운드·베이스를 덮었지만 워낙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우천 연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오후 5시가 넘은 뒤에도 우천 연기 결정이 나지 않았다. 선수들도 연습용·경기용 유니폼을 놓고 오락 가락했다. 그 사이 비가 완전히 그쳤고 목동구장의 인조잔디는 빠르게 비를 흡수했다. 결국 양 팀은 이날 경기 오더를 교환했고, 경기를 준비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훈련을 마친 넥센 선수단과 달리 한화 선수단은 당황했다. 제대로 훈련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경기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코칭스태프도 "이렇게 비가 왔는데 왜 취소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선수들은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의아함과 답답함을 나타냈다. 그러나 더 이상 비는 오지 않았고, 경기에 들어가야 했다.
김호인 경기감독관은 "5시 이후 비가 한 번 더 내리면 취소를 결정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5시 이후로 비가 오지 않았다. 인조잔디이기 때문에 비도 빠르게 흡수됐다"며 "모두가 한 번쯤 쉬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비가 오지 않는 걸 어쩌겠나. 아직 5시밖에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 사이 방수포가 걷어졌고, 경기는 오후 6시30분 정상적으로 치러졌다. 한화 선수들은 경기 직전 짧은 시간 캐치볼과 스윙으로 경기에 들어가야 했다. 6연패에 빠진 한화. 갑작스런 폭우에 따른 훈련 부족이 어떤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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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