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홈 슬라이딩이 아웃으로 판정되었다. 그러나 바깥쪽 공을 정확한 배트 컨트롤로 때려내며 동점 적시타를 때려내는 수훈을 보여줬다. 두산 베어스의 현재이자 미래 정수빈(22, 두산 베어스)은 그렇게 제 가치를 증명했다.
정수빈은 3일 광주 KIA전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1-3으로 끌려가던 7회초 2사 만루서 상대 계투 박지훈을 흔드는 2타점 동점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3-3 동점을 만들어냈다. 팀은 정수빈의 동점타와 고영민의 결승타 등에 힘입어 5-4로 역전승을 거뒀고 정수빈의 이날 경기 성적은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뛰어났다.
이에 앞서 6회초 1사 1,3루서 3루에 있던 정수빈은 이성열의 삼진 때 1루 주자 김현수와 딜레이드 스틸을 시도했다. 3루 근처서 스킵 동작을 취하다 포수 김상훈의 2루 송구 때 그대로 홈 쇄도한 정수빈은 몸을 틀어 왼발로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그러나 주심의 판정은 아웃이었다.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때 정수빈의 왼발은 포수 미트가 태그되기 전 홈 플레이트를 긁었다. 그러나 심판은 이를 못 보고 양 손을 올리는 대신 아웃 판정을 내렸다. 정수빈의 좋은 주루 플레이가 그대로 묻히는 듯 했던 순간이다.
그러나 정수빈은 기어이 7회초 동점타를 때려냈다. 상대 필승 계투로 자리잡은 우완 박지훈을 상대로 4구 째 바깥쪽 직구를 배트 끝으로 띄우는 2타점 동점 중전 안타에 성공한 것. 엉덩이가 빠졌어도 그대로 팔로 스윙까지 이끌고 간 정수빈의 타격이 돋보였다.
이는 그동안 김진욱 감독이 강조했던 부분과 맞아 떨어진다. “삼진을 당해도 좋다. 다만 폼이 무너졌어도 끝까지 방망이를 휘두르는 과감함을 보여줬으면 한다”라는 점을 타자들에게 강조했던 김 감독의 이야기. 정수빈은 아웃코스 공에 방망이가 나간 뒤 이를 맞춰 어떻게든 띄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경기 전 “수비, 주루 다 문제 없는데 타격감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아서 고민이 많아요”라며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던 정수빈. 그러나 배트 컨트롤로 때려낸 안타는 그날 경기 뿐만 아니라 다음 경기서도 타자의 타격감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롯데 3연전에서 발견한 이종욱의 상승세와 함께 정수빈의 천금 동점타는 두산 공격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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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