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경성(有志竟成)'.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말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천재' 이윤열(28)의 새로운 약속이었다. 이별의 다른 말인 '은퇴식'에서도 그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고, 은퇴 경기인 레전드매치의 결과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이윤열은 3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스타리그 레전드매치 종료 이후 열린 자신의 은퇴식서 "은퇴식은 생각도 못했는데 챙겨주셔서 감사드린다. 이 자리에 와주신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현역 선수에서는 은퇴를 하지만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유지경성'이라는 말처럼 뜻을 품고 용기를 내서 새로운 꿈을 향해 달리겠다"며 새출발을 다짐했다.
레전드매치 종료 후 이윤열의 스타리그 우승 등 영광이 순간이 담긴 영상을 나왔고, 그와 10년 넘게 동고동락 했던 임요환 강민 서지훈 박태민 이제동 전태양 등도 모두 환한 얼굴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이윤열을 위해 축하의 말을 전했다. 아울러 그의 은퇴와 새로운 출발을 지켜보기 위해 모인 500여명의 e스포츠 팬들도 축하의 박수로 이윤열을 환송하며 사회인으로 시작하는 이윤열의 멋진 삶을 기원해줬다.


이별의 시간,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임요환은 "선배를 앞서 은퇴한 것은 부모님에게 불효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윤열이의 은퇴는 나에게 크나큰 압박감을 다가온다. 천재라서 언제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디를 가든 천재성을 살려서 자신이 할 일을 잘했으면 한다"고 말했고, 라이벌 중 하나였던 강민은 "이윤열 선수는 마음 속에서 최고의 선수다. 끝까지 이윤열을 잊지 마시고 응원해주시기를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윤열은 작별의 변으로 "e스포츠, 특히 스타리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조금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였고, 아무나 느낄 수 없었던 우승이라는 짜릿함을 알게해준 소중한 추억이었다"면서 "지금 앞에 팬 분들이 계시지만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팬 분들께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은퇴식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감사의 인사말을 남겼다.

은퇴식 종료 후 이윤열은 200여명의 팬들과 현역 선수로써의 마지막 팬미팅을 진행했다. 팬 들 중에는 이윤열이 선수 데뷔할 때 있던 팬들도 함께하면서 e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과 추억을 공유했다.
사실 이날 은퇴식은 이윤열도 몰랐던 일종의 깜짝 파티. 선수로서 골든마우스라는 업적을 남긴 스타리그 주최사인 온게임넷이 전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주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온게임넷은 이윤열의 은퇴를 알게되면서 고별식을 위해 지인들을 초대하고 팬들을 모으면서 감동의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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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