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간의 부진을 완전히 탈출한 듯 그는 유감없이 자기 야구를 펼치고 있다. ‘고제트’ 고영민(28, 두산 베어스)이 드디어 제 감각을 확실히 회복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재기 움직임을 보여줬다.
고영민은 3일 광주 KIA전에 8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0-3으로 뒤지던 7회 1타점 좌전 안타로 추격의 신호탄을 터뜨린 데 이어 8회 상대 셋업맨 유동훈의 몸쪽 공을 내리찍듯 때려내 2타점 중견수 방면 2루타로 5-3을 만드는 결승타를 때려냈다. 이날 고영민의 경기 성적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알찼고 팀은 5-4로 승리했다.
한때 고영민은 두산의 주전 2루수이자 국가대표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였다. 2006년 안경현의 뒤를 이어 두산의 2루를 차지한 고영민은 3할대 이상의 정확한 타율은 기록하지 못했으나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며 정근우(SK), 조성환(롯데)과 함께 리그 굴지의 2루수로 평가받았던 선수다. 그러나 2009시즌 발목 부상 등을 겪으며 고영민은 점차 위축되기 시작했다.

비슷한 부위의 부상도 잦았고 타격 시 점프를 하는 듯한 동작으로 인해 타구에 힘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데다 컨택 능력도 급감했다. 누상에서의 적극성도 점차 줄어들며 후배 오재원에게 자리를 내주는 횟수도 점차 많아졌던 고영민의 지난 3년이다. 2009년 1억6000만원까지 올랐던 고영민의 연봉은 올해 8000만원 반토막까지 깎여나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특유의 ‘고제트’ 야구가 펼쳐지는 듯한 인상이다. 최근 4경기서 모두 안타를 때려낸 데다 도루도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롯데 3연전서 3도루를 얻어냈다. 2할대 초반이던 고영민의 타율도 어느덧 2할7푼2리(3일 현재)까지 올라갔다. 예상치 못한 순간 달려드는 베이스러닝, 오버런을 피하기 위해 베이스 모서리를 잡고 멈추는 고영민 특유의 발야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이다.
“제가 그동안 못했으니까요. 부진했던 데 대한 안 좋은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해요. 즐겁게, 그렇게 야구를 하고 싶습니다”. 3년 간의 부진으로 인해 결혼까지 미루는 등 마음 고생이 심했던 고영민은 2012시즌 다시 ‘고제트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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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