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힘이 필요한가
KIA는 지난 3일 광주 두산전에서 4-5로 역전패를 당했다. 3-0으로 앞섰지만 7회초 동점을 허용했고 8회초 역전을 내주었다. 8회말과 9회말 역전기회를 잡았지만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다. 믿었던 불펜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뼈아픈 경기였다.
전날까지 KIA는 5회 이후 지키는 야구를 펼쳤다. 5회까지 리드를 했을 경우 23승2패1무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30승 2패를 올린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승률이었다. 5회까지 앞선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았다. 그만큼 불펜투수들이 제몫을 했고 선동렬 감독이 마운드 운영 솜씨도 좋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은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 격이 됐다. 3-0으로 앞선 가운데 7회초 1사후 서재응이 안타를 내주자 필승조를 가동했다. 루키 박지훈이 마운드에 올랐다. 전형적인 올해의 패턴이었다. 그러나 박지훈이 3안타와 볼넷 1개를 내주고 무너졌다. 빗맞은 안타를 거푸 맞더니 정수빈에게 2타점 동점타까지 내주었다.
KIA는 3-3 동점상황에서 8회초 좌타자들을 상대로 좌완 박경태를 기용했다. 그러나 박경태가 기습번트와 좌전안타를 맞고 위기를 초래했다. 그래도 2사까지 막고 바통을 유동훈에게 넘겼다. 하지만 직구를 던지다 통타를 당해 우중간 싹쓸이 2루타를 맞고 말았다. 승기를 건네주는 순간이었다.
KIA의 불펜은 강하지 못하다. 필승조는 박지훈 유동훈 최향남 3명 뿐이다. 양현종, 홍성민. 박경태 등을 투입하지만 믿을 만한 투수는 박지훈과 최향남 정도이다. 이날 경기전 선 감독은 "3명의 투수로 불펜을 운용하느라 머리가 아프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날의 역전패는 KIA 불펜에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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