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지영, 넥스트 진갑용 선두주자되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7.04 07: 31

"이지영보다 뛰어난 포수가 있다면 데려오고 그렇지 않으면 뽑지 마라."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이지영(26)이란 이름 석 자를 잊지 않았다. 류 감독은 당시 상무에서 군복무 중이었던 이지영의 활약상을 보고받았고 이지영을 일찍이 팀 포수진의 미래 자원으로 낙점했다.
이지영은 경성대를 졸업한 후 2008년 삼성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신고선수지만 이듬해인 2009년 1군 무대를 밟을 정도로 성장속도가 빨랐고 삼성은 이지영의 가능성을 보고 바로 상무 입단을 추진했다. 그리고 이지영은 지난 시즌 상무에서 3할9리(392타수 121안타) 5홈런 50타점 44득점으로 맹활약, 1군 복귀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준비된 이지영에게 기회는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전지훈련부터 팀의 주전 포수 진갑용의 백업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고 지난 6월 21일 KIA전에서는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장했다. 선발출장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멀티히트를 기록, 1군 라인업 잔류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지영은 6월 23일 넥센전을 제외하면 출장한 모든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내 일찍이 공격력을 증명하고 있다.  
 
이지영의 활약은 3일 LG전에서도 눈부셨다. 올 시즌 네 번째로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쓴 이지영은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삼성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4회초 LG 선발투수 리즈의 슬라이더를 1타점 중전안타로 연결, 팀의 첫 득점을 이끌었고 5회초에는 리즈의 초구 직구에 1타점 중전안타를 작렬시켜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지영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방망이에 불이 붙은 삼성은 9-4로 역전승했다.
이날 경기 후 이지영은 “무엇보다 선발 포수로 앉아서 끝까지 승리를 지킬 수 있어서 기분 좋다. 컨택에 최대한 신경 써서 타격을 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맹활약한 소감을 전했다. 아직 수비에선 보완할 점이 많지만 공격력을 증명, 올 시즌 11경기에 출장해 타율 4할8푼1리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기 때문에 이지영의 출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최근 어느 팀보다 신구조화가 잘 이뤄지며 성적과 미래,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고 있다. 최고급 2군 훈련장인 경산볼파크와 재활시설인 삼성트레이닝센터, 그리고 지도자들의 땀으로 2005년 오승환을 시작으로 최형우, 배영섭까지 최근 6년 중 3차례나 신인왕을 배출했다. 이중 오승환을 제외한 최형우와 배영섭이 중고신인이란 점을 염두 하면, 삼성에는 언제든 신데렐라맨이 탄생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국가대표 출신 주전포수 진갑용이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상황. 이지영이 삼성 20대 포수진의 선두주자로서 또 하나의 신고선수 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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