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빛그림’, 안재욱·전광렬 열연이 살렸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7.04 07: 35

7개월 동안 길고 긴 여정을 마친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는 배우들의 열연이 무엇보다도 빛나는 드라마였다.
14회 연장 이후 늘어지고 답답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봤던 이유는 단 한 가지, 배우들의 호연이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연기를 하는 배우들도 앞으로 극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극심한 쪽대본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배우들이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물론이고 캐릭터의 감정선을 잡기 쉽지 않았던 상황. 하지만 전광렬, 안재욱, 남상미, 이필모, 손담비 등 출연하는 배우들은 모두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면서 답답한 전개에 뿔난 시청자들을 달랬다.

전광렬은 시청자들이 악역의 종결판인 장철환이라는 캐릭터를 정말 욕하면서 볼 수 있도록 자신의 얼굴에서 ‘인간 전광렬’을 싹 지웠다. 극중 습관적으로 내뱉는 ‘야, 이 자식아’와 함께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변화하는 표정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이 드라마에서 전광렬은 젊은 연기자들이 마음껏 연기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극의 무게감을 다잡았다.
안재욱은 1997년 MBC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후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는 다재다능한 탤런트 이미지가 강했다. 그는 스스로도 색깔이 없는 배우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에서 안재욱은 강기태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전광렬에게도 밀리지 않는 수준 높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을 믿어요’(2011), ‘솔약국집 아들들’(2009)을 통해 밝은 캐릭터로 주부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이필모는 이번 드라마에서 권력과 사랑에 눈이 멀어 친구도 배신하는 차수혁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사랑하는 이정혜(남상미 분)를 향한 광기어린 집착을 표현하면서 폭넓은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각인시켰다.
‘빛과 그림자’는 배신과 암투를 다룬 드라마인 까닭에 여자 배우들의 매력이 자칫 잘못 하면 묻힐 수도 있는 드라마였다. 더욱이 후반부로 갈수록 강기태의 복수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극중 배우 이정혜 역의 남상미와 가수 유채영 역의 손담비는 갈 길을 잃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두 사람의 호연은 박수를 받을 만 했다. 초반 답답한 캐릭터로 아쉬움을 샀던 남상미는 후반부로 갈수록 당당하게 변모하는 모습과 하반신 마비 연기로 반전을 꾀했다. 2009년 SBS ‘드림’으로 연기 데뷔를 한 손담비는 이번 드라마에서 보다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줬다.
주연 배우들 외에도 이 드라마는 이종원, 성지루, 신다은, 손진영, 안길강, 이세창, 김희원, 류담, 조미령, 나르샤, 김뢰하 등 맛깔나는 연기를 펼쳐내는 조연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편 ‘빛과 그림자’는 지난 3일 강기태가 장철환에 대한 복수에 성공하면서 64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빛과 그림자’ 후속으로는 이선균, 이성민, 황정음 등이 출연하는 의학 드라마 ‘골든타임’이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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