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올스타 브레이크전까지 마운드 운용에 변화를 꾀하며 부진 만회에 나선다.
LG 김기태 감독은 3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장마철인 만큼 투수진을 조정할 생각이다. 오늘 경기 이후 선발투수 중 한 명을 불펜으로 보낼 수도 있고 선발투수 두 명을 붙여서 한 경기에 투입할 수도 있다”며 “시즌 중반까지 투수진에서 아픈 선수가 거의 없다. 투수들의 보직 변경에 대해 차명석 투수코치와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차명석 투수코치 역시 “일단 우규민이 불펜에서 대기한다. 마무리투수 봉중근이 복귀하기 전까지는 불펜에서 뛰게 할 생각이다”면서 “다른 팀들도 올스타 브레이크전까지 마운드 운용에 변화를 주는데 우리도 적절하게 대처할 생각이다. 리즈와 주키치의 경우, 전반기까지는 4일 휴식 후 등판시킬 수 있다”고 총력전의 뜻을 전했다.

이로써 LG는 3일 경기를 포함한 15경기에서 3인 혹은 4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한다. 장마철인 만큼 비로 인한 우천취소가 잦아질 것을 대비, 좌우 원투펀치 주키치와 리즈를 5일 등판 간격으로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선발진에 합류했던 우규민은 전반기까지는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 불펜진에서 봉중근의 공백을 최소화시킨다. 이는 임시 마무리인 유원상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과 동시에 9회에만 등판하는 1이닝 마무리 체제를 확립하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차 코치는 지난 1일 SK전에서 유원상이 2이닝을 소화한 것과 관련해 “원래 8회말에만 올리고 9회에 다른 투수로 바꿀 생각이었는데 원상이가 홈런 두 개를 허용하면서 3점차가 됐다”며 “전날과 다음날 휴식이 보장된 상태였기 때문에 9회까지 던지게 했을 뿐 앞으로 유원상을 2이닝 마무리로 쓸 일 없을 것이다”라고 유원상의 마무리 기용방안을 확실히 했다.
일단 LG는 주키치를 5일 삼성과 잠실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등판시킬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5일 비예보가 있는 만큼 이날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될 경우 주키치는 자연스럽게 6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다. 7일에는 최성훈, 8일에는 리즈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 이처럼 주키치와 리즈가 4일 휴식 후 등판하고 우천연기까지 겹친다면 주키치-리즈-김광삼-최성훈의 4인 선발 로테이션 운용이 가능해진다. 만일 비가 없더라도 LG는 2군에 있는 정재복-이승우-신재웅-이대진 등의 선발 후보군을 언제든 1군으로 콜업해 긴급수혈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주키치와 리즈는 두 자릿수 승을 달성, LG 마운드의 중심을 잡으며 LG 프랜차이즈 최고의 외국인 선수 영입 사례로 남겼다. 주키치와 리즈 모두 올 시즌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남기고 있는데 주키치는 지난해보다 평균자책점이 1.21하락한 2.39, 리즈 역시 선발 등판 시 지난해보다 평균차잭점이 0.57 내려간 상태다. 이들이 앞으로 2주 동안 5일 간격 등판에서도 지금까지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분명 LG마운드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주키치와 리즈 뒤에 자리한 김광삼과 최성훈까지 호투하는 게 LG 선발진에 청사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선 김광삼은 기복을 줄이고, 최성훈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한다. 김광삼은 올 시즌 홈에서 치른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5를 올렸지만 원정에선 5.81로 부진하다. 현재 4승 3패로 통산 첫 두 자릿수 승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잠실을 벗어나서도 꾸준한 모습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이승우, 임정우와의 신예 선발투수 경쟁에서 살아남은 최성훈은 지금까지 5번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4점 이상을 내주지 않았으나 6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도 단 한 차례뿐이었다. 선발진의 호투로 불펜 필승조 가동횟수가 늘어난다면, 그만큼 선발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던져야 불펜 과부하를 막는다.
불펜 필승조 우규민-이동현-유원상은 지금까지의 활약을 유지해야하며 원포인트 릴리프 이상열과 사이드암 투수 김기표의 활약도 동반되어야한다. 우규민과 김기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롱맨으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한다.
LG의 최근 부진은 마운드 붕괴와 맞물려있다. 개막 후 두 달여 동안 3점대였던 팀 평균자책점이 어느덧 4.15까지 올라갔다. 마운드 운용 변화에 대해 차 코치는 “관념에 얽매이면서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떨어지는 것 보다는 사고의 전환을 바탕으로 방법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차 코치의 시도로 팀 평균자책점을 끌어내릴 수 있다면, LG는 다시 한 번 5할 승률에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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