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구단 강원의 감독 경질에 대해 무성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성적 하락으로 인해 책임을 문 것에 대해서 사장의 무리한 입김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과연 김상호 감독의 퇴진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강원은 지난 1일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해 김상호 감독 및 코칭스태프에게 책임을 물었다”며 “이에 감독 및 코칭스태프 전원은 지난달 27일 경남전에 패하며 16위로 추락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구단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원 FC는 팬들로부터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보였을 때와 달라진 게 없다는 비난을 들었고 구단에 제출된 사직서는 바로 수리돼 6월 30일 성남전이 사실상 김상호 감독의 고별전이 됐다.

이와 관련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김상호 감독의 사퇴에 남종현 강원 사장의 지나친 간섭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경기 전뿐만 아니라 하프타임에 수시로 라커룸에 찾아와 선수 기용에 대해 시시콜콜 간섭한 것이 문제가 됐고 그로 인해 무리한 사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중요한 것은 김상호 감독이 왜 퇴진했는지다. 김 감독 사퇴의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성적 하락이다. 올 시즌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원의 성적은 좋지 않다.
19라운드를 마친 가운데 강원은 5승2무12패 18득점 33실점 승점 17점으로 14위에 머물고 있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상주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패배다. 또 광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점을 내주고 있는 등 팀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지난 시즌보다 나은 스쿼드를 갖췄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사재를 털어가며 선수단에 적극적인 지원을 한 사장의 눈에 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남 사장은 김 감독에게 최하위로 떨어지지 말아 달라는 이야기를 건넸고 떨어지면 퇴진시킬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든 이의 바람처럼 팀이 잘 돌아가지 않았다. 그래서 예고대로 실행했다는 것이다.
물론 무리하게 감독을 퇴진시킨 측면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김 감독의 무리한 선수 영입도 퇴진 사유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 사장이 모르는 선수가 선수단에 합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선수 본인도 당황했고 구단은 더 황당했다. 사장에게 보고되지 않은 선수 영입에 비용이 청구됐기 때문이다.
선수 보강은 감독이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사장이 알지 못하는 영입에 대해서 김 감독은 분명히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론은 남 사장이 무리하게 감독을 경질했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수 기용에 사장이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축구계의 불문율이다. 하지만 성적이 좋았다면 불거지지 않았을 문제다. 기본적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사장의 간섭이 시작된 것이다.
또 축구인 출신이 아니고 기업인 출신의 사장에게 제반 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구단 프런트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사장이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선을 그었어야 한다.
하지만 구단 프런트를 비롯해 코칭 스태프까지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권위를 중요하는 남 사장이 직언을 받아들였을지 의문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는 그 다음 문제다.
남 사장은 어쨌든 외부의 입김을 막아온 큰 바람막이 같은 존재다. 도민구단으로서 선수단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강원이 다른 도-시민 구단에 비해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남 사장의 공이 크다.
남 사장은 또 방만한 구단 운영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1년 전 남 사장은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고 사장 자리를 지켜냈다. 외풍이 생길 수 있던 부분을 차단했다. 정치색이 묻어 난다면 구단 운영은 파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김 감독의 퇴진 이유는 단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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