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지쳐있었다. 한번 지치고 무너지니깐 예전 만큼 열정이 나오지 않았다. 이대로 내 경기를 팬들께 보여드린다는게 죄송했다. 물론 안정적으로 수입이 들어와서 계속 할 수 있었지만 여러가지로 생각했을 때, 후원사에게도 미안한 일이고, 마음이 떠난 상황에서는 떠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 누구보다 화려했던 12년간의 현역 생활을 정리하고 새출발을 선언한 '천재' 이윤열은 3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스타리그 레전드 매치가 끝나고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갑작스럽게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2000년 itv '고수를 이겨라' 를 통해 데뷔한 이윤열은 데뷔 초기부터 '천재 테란'으로 그 이름을 날렸다. 2003년 세 개의 개인리그 동시 석권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그랜드 슬래머’, ‘천재 테란’으로 불렸던 선수.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과 함께 스타크래프트 4대 천황으로 추앙 받았다. 지난 2010년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로 종목을 전향한 그는 꾸준하게 GSL 코드S 진출하면서 활약해왔다. 2012년에도 두 차례 연속 코드S 잔류에 성공하며 9시즌 연속 코드S 진출이라는 결실을 남기며 꾸준함의 대명사임을 입증했다.

올 초 해외팀인 컴플렉시티 이적 이후 다시 한 번 전성기를 꿈꾸었지만 지난 5월 28일 GSL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예전의 경기력과 열정이 사라졌다고 판단해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앞으로 계획은 곧 시작하는 e스포츠팀인 MJ의 단장으로 새출발을 할 계획이다.
"은퇴 전 개인적으로 날 도와주던 분이 의류브랜드 S컬처를 운영하신다. 그곳에서 메인모델로 활동 중인데, 메이저라는 뜻을 담고 있는 MJ라는 e스포츠팀을 창단한다. 거기서 단장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된다. 많은 후배들이 선수로 성장하고 마음 편하게 e스포츠에 전념할 수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멘토가 되고 싶다. 지금 팀은 선수들을 구성하고 있고, 감독님을 모시려고 하고 있다".
이어 그는 "새출발 하기에는 개인적으로 날 보살펴준 송명재 대표의 설득이 있었다. 후배들에게 멘토가 되어 달라고 말씀을 하셨다. 의미있는 역할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생각해보고, 군대를 가고 다녀와서도 그동안 e스포츠에서 받은 사랑을 보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팬들께 이제까지 항상 받기만 한 것 같다. 오늘 은퇴식 자리도 팬들이 만들어주신 것이다. 더욱 더 큰 사람이 되서 보답을 해드리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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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