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체로 경기를 풀어 나가야 한다".
남자 그레코로만형 66kg급의 김현우(24, 삼성생명)가 생애 첫 올림픽에 출전한다. 하지만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지는 않는다. 김현우의 목표는 단 하나다. 바로 금메달. 첫 출전에 금메달이라는 이유로 헛된 꿈이라고 할 수 있지만 김현우에게는 그렇지 않다.
김현우는 2006년 아시아 주니어 선수권대회서 금메달, 같은 해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 은메달, 2010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 2011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특히 2011 프리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어 런던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한층 높인 바 있다.

당연히 김현우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 단순히 성적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일취월장하는 그의 모습에 모든 이가 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김현우의 상승세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현우는 자신의 실력이 급상승한 원인으로 체력을 꼽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레슬링이 '노 골드'의 참패를 당한 뒤 트레이너로 영입한 안한봉 삼성생명 감독의 특별훈련이 체력을 급상승시킨 것. 김현우는 "감독님의 키워드는 '체력'이다"며 "체력이 올라가니 자연스럽게 정신력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우에게 체력훈련은 지옥이었다. 언덕에서 실시되는 200m 인터벌 및 질주 훈련이 2시간 내내 계속됐다. 김현우는 "처음에 할 때는 하늘이 노랗고 제 정신이 아니었다. 토하고 근육에 쥐가 나면서 훈련을 했다"고 첫 훈련을 떠올렸다.
체력이 오를 수밖에 없는 훈련이었다. 체력에 자신이 있어진 김현우는 활짝 웃었다. 김현우는 "규정 변경으로 체력이 좋아야 유리하게 됐다"며 "하체로 경기를 풀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체를 이용해 공격과 방어를 할 수 없는 그레코로만형임에도 하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
이유가 있었다. 레슬링은 최근 규정 변경으로 경기 시작 후 1분 30초 동안 스탠딩에서 1점만 따내면 파테르 없이 2분을 더 스탠딩으로 경기를 치른다. 1점만 따내도 서서 2분을 채워야 하는 만큼 체력의 중요성이 커졌다.
방대두 그레코로만형 대표팀 감독은 "스탠딩 시간이 늘어난 만큼 체력 소모가 커졌다. 게다가 예선전을 오후 1시반부터 4시반까지 몰아서 4경기를 치르는 만큼 체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4경기 동안 움직임이 죽지 않아야 하는 만큼 체력 즉, 하체의 근지구력이 중요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김현우는 하체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상체의 근력은 이미 절정이었다. 모든 면에서 철저해진 것. 이를 바탕으로 김현우는 프리올림픽에서 외국 선수들과 대결에서 힘과 체력에서 밀리지 않았다. 그만큼 정신적인 불안감도 사라져 좋은 성적을 내게 됐다.
김현우는 오는 27일 영국 런던으로 떠난다. 이제 남은 것은 마무리다. 힘든 훈련이 계속되는 건 마찬가지다. 김현우는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으로 간절하다. 그래서 포기할 수가 없다. 힘들다고 포기한다면 지금까지 한 것들이 아무것도 안된다. 그만큼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며 1달 여 앞으로 다가온 대회를 벼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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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